“재개발 넘어 ‘항만산업’ 발전 제시해야”

 

1·8부두 해양문화 공간 조성 진전

어떤 시설 들어설지 계획 안나와

공공·수익성 확보할 모델 담겨야

인천은 바다와 접한 도시로, 수도권 관문 항만인 인천항을 품은 지역이다. 인천항 내항은 지역 경제 발전의 중심이자 우리나라 산업 근대화의 거점이지만, 한편으로는 환경 피해를 겪는 인근 주민들의 정주 여건 개선을 과제로 안았다. /경인일보DB
인천은 바다와 접한 도시로, 수도권 관문 항만인 인천항을 품은 지역이다. 인천항 내항은 지역 경제 발전의 중심이자 우리나라 산업 근대화의 거점이지만, 한편으로는 환경 피해를 겪는 인근 주민들의 정주 여건 개선을 과제로 안았다. /경인일보DB

50여년 전 인천 중구에 정착해 지금도 신흥동에 거주 중인 이동문(80)씨는 인천 내항을 바라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중구 구도심 활성화에 물꼬를 틀기 위해선 내항 재개발이 필요한데, 30년 전과 비교해도 이 일대 모습이 크게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항 8부두 낡은 곡물창고를 리모델링해 이 일대 활성화 마중물이라며 2년 전 개관한 ‘상상플랫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제3대 인천 중구의회 의원(1998~2002년)을 지내며 내항 현안을 적극적으로 풀어보고자 했던 이씨는 이제 인천시가 확실한 내항 재개발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해양수산부와의 실시협약에 따라 인천시가 공동시행자로 참여하는 내항 1·8부두 재개발 사업계획이 지난해 고시되는 등 진전은 있지만, 아직 구체적 구상은 완성되지 않았다. 20년 가까이 반복된 ‘내항 재개발 공약’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제대로 된 밑그림부터 그려야 한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이씨는 “2000년대 중반 내항 인근을 오가는 대형 화물차에서 나오는 비산먼지와 소음 등 피해로 주민 주거 환경이 악화할 때부터 내항 일대 재개발을 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부산항 내항(북항)을 몇 번 다녀올 기회가 있었는데, 시민 친수공간 조성 및 개방 등 이미 많이 변화한 모습이었다”며 “그동안 인천은 시장이 계속 바뀌면서 내항 문제를 일관적으로 풀 수 없는 한계가 있었는데, 이제는 인천이 한마음으로 제대로 된 내항 재개발을 추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은 바다와 접한 도시로, 수도권 관문 항만인 인천항을 품은 지역이다. 인천항 내항은 지역 경제 발전의 중심이자 우리나라 산업 근대화의 거점이지만, 한편으로는 환경 피해를 겪는 인근 주민들의 정주 여건 개선을 과제로 안았다. 그 영향으로 민선5기 지방선거가 치러진 2010년부터 일부 후보가 관련 공약을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현역 인천시장으로서 3선에 도전했던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는 중구지역 공약 중 하나로 ‘내항에 시민 친화적 친수공원 및 복합문화공간 조성’을 언급했다.

민선6기 지방선거부터는 주요 인천시장 후보 모두 내항 관련 공약을 내놨다.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현역)는 ‘개항장 창조역사문화도시사업 추진’을,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는 내항 재개발을 통한 ‘친수 기능과 항만 기능의 조화’를 약속했다. 민선7기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현역)는 ‘내항 재개발을 통한 해양관광도시 건설’을,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는 ‘인천 내항 재개발 및 골든하버 조속 추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선8기 지방선거에서 다시 만난 두 후보는 각각 ‘중구 내항 아쿠아리움 조성’(박남춘)과 ‘제물포 르네상스를 위한 인천 내항 소유권 확보’(유정복)를 내세웠다.

16년간 내항 관련 공약이 반복되는 동안, 아예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내항 1·8부두를 해양문화 도심 공간으로 재개발하는 내용으로 인천시컨소시엄(인천시, 인천항만공사, 인천도시공사)이 제출한 사업계획이 지난해 10월 승인·고시됐다. 2028년까지 총 5천900억여원을 투입해 복합도심지구, 문화복합·관광시설, 공원 등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시설이 들어설지 등 구체적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일이 남아 있다.

인천 내항 문제가 ‘재개발’로만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항만업계의 의견도 고려해야 한다. 인천항발전협의회 관계자는 “내항 2~6부두는 아직 항만으로서 기능을 하고 있다. 내항 1·8부두 재개발은 이미 추진되는 만큼, 나머지 항만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지길 바란다”며 “그동안 역대 인천시장 공약이 항만 ‘개발’ 위주로 제시된 경향이 있다. 이제는 항만산업 발전을 위한 공약도 제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민선8기 인천시가 내항 재개발에 공동으로 참여하게 되는 등 항만 소유권 문제를 우회적으로 풀어낸 성과는 있다. 그동안 내항 관련 공약은 인천시에 그만한 권한이 없기 때문에 풀리지 않았던 것”이라며 “이제 민선9기 과제는 내항 일대 공공성과 수익성을 적절하게 확보할 만한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를 핵심으로 담은 공약이 제시돼야 한다”고 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