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사 60대, 수리하러 진입 ‘참변’
화학 물질 보관시 유독 가스 축적
“개인사업자 화주, 조치 의무 소홀”
밀폐된 탱크 내부에서 화재나 폭발이 발생해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인천에서 잇따르고 있다.
이달 4일 인천 서구 한 차량정비소에서 60대 남성이 탱크 수리를 위한 용접을 하던 중 폭발이 발생해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그는 해당 정비소에서 일하던 용접사로, 탱크로리 차량을 수리하기 위해 유조 탱크 내부에 진입해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서구 한 레미콘 제조 공장에서 콘크리트 믹서 탱크에 진입해 화기 작업을 하던 70대 남성이 폭발로 인해 사망했다. 굳은 콘크리트를 떼어내기 위해 가스 용접기를 사용하던 중 폭발이 발생했다.
같은 달 25일에는 서구 한 금속 제조 공장에서 탱크 내부에서 은 원자재와 질산을 녹이는 작업을 하던 노동자 이성백(57)씨가 폭발로 인한 화상을 입었다. 그는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던 중 사고 발생 약 3주 만에 숨졌다.
인천노동자교육기관, 정의당 인천시당 등이 모여 꾸린 ‘고(故) 이성백 노동자 산재사망 대책위원회’는 사측에 명확한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사고 발생 100일이 넘었지만 어떤 이유로 그날 탱크 내부에서 폭발이 발생했는지, 이씨가 왜 그 시각에 탱크에 진입했는지 등에 대한 원인이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며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탱크 폭발 사고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저장탱크 등 밀폐된 공간에서 화학 물질이나 콘크리트 등이 장시간 보관되면 유독 가스가 축적될 수 있다. 유독 가스가 용접기 등에서 나온 불씨와 닿으면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안전보건공단은 지난 2021년 탱크 내부 작업 시 화재나 폭발을 방지하기 위한 ‘재해예방대책’을 배포했다.
탱크 내에서 용접 등 화기를 사용할 경우 탱크 내부 연료를 완전히 제거하고 물을 이용해 철저히 세척해야 한다.
또 탱크 내부 잔류가스의 농도를 측정해 ‘정상’인 경우에만 화기 작업을 실시해야 한다.
산재 예방 활동을 진행하는 양은정 ‘건강한노동세상’ 사무국장은 “탱크 내부 진입 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안전 점검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영세한 사업장일수록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하고 서둘러 작업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탱크로리 화물차량의 경우에는 차주가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안전 관리에 소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 사무국장은 “탱크로리 화물차주들은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사업주의 안전 점검 의무나 산업안전보건법 적용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도 문제”라며 “화물차주들에게 화물운송업무를 위탁하는 화주들에게 탱크와 관련한 안전 조치 의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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