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3천억·건설비 10조… 인천공항에 부담 떠넘기는 꼴”
‘졸속통합 반대 대책위’ 중단 촉구
정부 논의 단계서 막아야겠다 판단
영업익 2조… 지역 선순환 깨질라
6·3 영종구청장 선거 현안 급부상
정부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건설단을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역사회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 지역은 행정체제 개편에 따라 오는 6월 동시지방선거에서 첫 영종구청장을 선출하게 된다. 인천공항공사 통합 여부가 새 자치구인 영종구 선거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 시민·노동단체 “졸속 통폐합 멈춰야”
‘인천공항 졸속통합 반대 시민·노동단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8일 오전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논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엔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인천광역시총연합회, 한국노총 인천지역본부, 전국공기업정책연대, 인천국제공항노동조합연맹,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인천YMCA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이 정책은 효율화가 아닌 지방공항 정책 실패의 부담을 인천공항에 떠넘기는 것”이라며 “인천과 영종의 미래를 위협하는 정책 오류”라고 강조했다.
인천공항공사는 2022~2025년 누적 영업이익이 2조원에 달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해 2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국내 대표적인 흑자 공항이었다.
반면 전국 14개 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는 같은 기간 누적 적자 규모가 3천억원에 가깝다. 게다가 부산 가덕도신공항은 건설비가 약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직 착공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지역사회에서는 통합이 이뤄지면 인천공항에서 발생한 수익이 다시 공항에 투자돼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깨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방공항의 적자를 메우거나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활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이들은 “공항 운영사 통합은 인천공항의 투자 역량을 분산시킨다. 특히 신공항 재정 부담까지 떠안게 된다면 인천공항의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항공산업 전체의 경쟁력 추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직 논의 단계인 상황에서 정책이 결정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판단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약했던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취임 6개월 만에 성사시켰다. 이번 인천공항공사 통합도 결정이 되면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새 자치구 영종구 선거 최대 현안으로 급부상
영종구는 오는 7월 새로 출범하는 자치구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초대 영종구청장을 선출한다. 영종구청장 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들의 공약엔 ‘인천국제공항 활성화’가 포함돼 있다. 인천공항은 영종 지역에서 빼놓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위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영종구 인구는 13만여명인데, 인천국제공항 상주인구가 8만~9만명에 달한다.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연간 여객은 7천만명이다.
영종구 주민 대부분이 인천공항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인천공항의 통폐합은 선거에서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이날 기자회견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영종구청장 출마를 준비하는 이들이 다수 모였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정헌 인천 중구청장, 조국혁신당 안광호 예비후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강원모·박광운·손화정·홍인성 예비후보 등이 기자회견장을 찾아 통합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야 시의원·구의원 예비후보들도 함께했다.
이날 참석한 모든 예비후보들은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등의 통합에 대해 강하게 반대 목소리를 냈다. 특히 야당 측이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구청장은 지난 17일 ‘인천공항의 희생으로 지방공항 적자 메우려는 공항 통폐합 논의를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3월17일 인터넷 보도)
앞서 지난 16일 영종 지역이 지역구인 배준영 국회의원(국·중강화옹진)도 통합 논의에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통합안을 밝히지는 않은 상태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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