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역대 최다 크루즈가 인천항에 입항하는 가운데, 10만t급 이상 대형 크루즈선이 비중도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축구장 3개를 합친 것보다 더 긴 규모의 16만8천t급 대형 크루즈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호가 웅장한 위용을 드러냈다. 이 배는 세계 3대 선사로 꼽히는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의 선박으로, 올해 인천항을 찾은 7번째 10만t급 이상 규모의 대형 크루즈선이다.
지난 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출항한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호는 승객 4천28명, 승무원 1천611명을 태우고 인천항에 입항했다.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호 로비에 들어서자 카지노 복합리조트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로비 천장에는 대형 조형물이 설치돼 있었고, 벽면에는 아시아 작가들의 그림이 전시돼 있었다.
총 16층 규모인 이 선박에는 객실뿐 아니라 대형 식당과 카페, 바 등 식음시설(F&B), 수영장과 암벽등반장, 헬스장, 실내 스카이다이빙장 등 다양한 레저시설이 갖춰져 있다. 카지노와 면세점도 들어서 있어 카지노 복합리조트처럼 승객들은 별도로 하선하지 않더라도 선내에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호에 탄 승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설은 공연장이라고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 관계자는 설명했다. 선내에 있는 1천400석 규모의 대공연장과 500석 규모 극장에선 매일 6차례 공연이 열린다.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 이고르 벤코비치 호텔 디렉터(총 지배인)는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호는 주로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이 탑승하는 만큼, 라스베이거스나 마카오, 브로드웨이에서 볼 수 있는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며 “승객들이 선박에서 지루하지 않을 수 있도록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인천항에 기항하는 10만t급 이상 크루즈선은 이날 입항한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호를 포함해 총 75척이다. 전체 입항 선박(132항차)의 절반 이상이 대형 크루즈선인 셈이다. 2024년과 2025년에는 10만t급 이상 크루즈가 각각 1척과 2척이 입항한 점을 고려하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인천항만공사는 ‘한일령’(限日令)의 영향을 받아 일본으로 가던 중국발 크루즈선이 인천항으로 기항지를 바꾸면서 대형 크루즈선이 많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중국에서 일본으로 향할 예정이던 크루즈선의 약 60%가 한국으로 항로를 변경했다고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 관계자는 설명했다.
중국은 크루즈 관광 수요가 크기 때문에 동북아시아 지역 대형 크루즈선 시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이날 입항한 선박 승객의 약 80%도 중국인 관광객이었다.
대형 크루즈선은 한 번에 수천 명의 관광객을 실어 나르기 때문에 지역 관광·소비 확대 효과가 크다. 이날 승객들은 대기 중이던 관광버스를 타고 송도국제도시와 서울, 수원 화성 등 수도권 주요 관광지로 이동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대형 크루즈선이 인천항에 원활하게 접안해 승객들이 안전하게 승·하선할 수 있도록 37명의 인력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라며 “인천국제공항과 가깝다는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플라이&크루즈(항공연계 크루즈) 유치와 함께 대형 선박이 인천항에 기항할 수 있도록 마케팅 활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