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찬 경기남부제대군인지원센터장
고영찬 경기남부제대군인지원센터장

군 복무는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단순히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형언할 수 없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국가와 국민의 안녕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시간과 열정을 기꺼이 바친 경험은 숭고한 책임감과 무조건적인 헌신의 가치로 남는 삶의 훈장과도 같다. 이제 제복을 벗고 평범한 시민으로, 또 한 명의 사회인으로 돌아오는 제대군인들의 새로운 출발은 개인에게는 삶의 거대한 전환점이자 도전이며, 우리 사회 전체로 보았을 때는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응원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제대군인들은 군 생활을 통해 쉽게 얻기 어려운 역량을 갖추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판단력, 맡은 임무를 끝까지 완수하는 책임감, 조직을 이끌고 협력하는 리더십과 팀워크는 어떤 분야에서도 높이 평가받는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이러한 경험과 태도는 조직과 공동체에 안정감과 신뢰를 더해 주기 때문에 제대군인의 사회 정착이 곧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전역 이후에 마주하는 세상은 또 다른 형태의 전장이자 도전의 과정이다. 수년, 혹은 수십 년간 익숙했던 군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급변하는 사회의 속도에 발을 맞추는 일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다. 새로운 직무를 준비하고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탐색하며, 완전히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은 결코 쉽다고 말할 수 없다. 그렇기에 그동안 오로지 국가만을 위해 헌신해 온 분들이 사회에서도 자신의 잠재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따뜻한 관심과 전폭적인 응원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대군인에 대한 ‘존중의 문화’가 우리 사회 곳곳에 단단히 자리 잡는 일이다. 군 복무를 단순히 누군가가 대신해야 할 희생이나 사회적 공백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신 공동체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던진 소중한 헌신으로 인정하고 진심으로 감사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사회구성원들의 작은 관심과 따뜻한 시선, 그리고 그들이 거쳐온 길을 높게 평가하는 성숙한 사회적 인식은 제대군인 개개인의 자긍심을 높이는 가장 큰 힘이 된다.

‘십년수목, 백년수인(十年樹木 百年樹人)’이라는 말처럼, 나무를 기르는 데는 십 년이 걸리지만 사람을 제대로 키우고 세우는 데는 백 년의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를 위해 오랜 시간 헌신하며 검증된 인재들이 사회에서 다시 성장하고 튼튼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은, 곧 우리 사회의 내일을 준비하고 공동체의 미래를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다. 제대군인에 대한 존경과 배려의 문화는 개인에 대한 예우를 넘어, 국가를 위해 기꺼이 헌신하는 가치 자체를 존중하는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에서 제대군인지원센터는 든든한 동반자이자 길잡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맞춤형 취업 지원과 실질적인 직무 교육, 심도 있는 진로 상담을 통해 제대군인들이 자신도 몰랐던 강점을 발견하고 안정적인 삶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일자리를 연결해 주는 기능을 넘어, 이들이 새로운 인생 목표를 설정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사회라는 더 넓은 무대에서 마음껏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곁을 지키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제복을 벗었다고 해서 그들의 사명이 끝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제대군인들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핵심적인 인재이며, 다양한 산업과 문화의 현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갈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다. 그들의 두 번째 출발이 사회적 편견이 아닌 존중 속에서, 그리고 막막함이 아닌 기회 속에서 이루어질 때, 우리 공동체는 더욱 단단해지고 성숙한 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시간의 가치는 결코 과거의 기억 속에 머물러 있지 않다. 그것은 현재를 지나 미래의 희망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그들의 헌신에 대해 행동으로 응답할 차례다. 제대군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따뜻한 존중이 사회의 상식이 될 때, 그들의 경험과 역량은 우리 곁에서 다시 한번 밝게 빛날 것이며, 그 빛은 결국 우리 모두를 지켜주는 든든한 힘이 될 것이다.

/고영찬 경기남부제대군인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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