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골목마다 급증하는 무인점포가 경찰 치안력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관리 인력을 없앤 자리를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경찰이 메꾸고 있는 실정이다. 현장의 현실은 단순히 ‘기술의 발전’이라 부르기엔 그 대가가 너무도 무겁다.
가장 큰 문제는 공공재인 치안력이 특정 개인의 수익 구조를 보조하는 ‘사유재’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무인점포 업주들은 최소한의 보안 장치나 인증 시스템조차 갖추지 않은 채, 사건이 발생하면 당연하다는 듯 경찰에 신고한다.
소액 절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경찰관들이 CCTV를 수 시간 분석하는 동안, 정작 생명이 위급한 긴급 신고나 강력 범죄 현장으로 가야 할 경찰력은 분산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경찰의 ‘개인 경비원화’라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또한 관리자 없는 환경은 아이들을 범죄의 유혹으로 내몰고 있다. 호기심 어린 소액 절도가 빈번해지며 청소년 전과자를 양산하는 사회적 비용으로 되돌아온다. 업주가 책임을 다하지 않은 채 ‘양심’이라는 허울 좋은 말로 방치한 매장이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무인점포 운영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업주는 수익에 비례하는 보안 책임을 져야 한다. 신용카드 인증 시스템 도입이나 민간 경비 업체 가입 등 자구책 마련이 우선이다.
둘째, 지자체 차원의 조례 제정이 시급하다. 일정 수준 이상의 보안 시설을 갖추지 않은 점포는 영업 신고 단계부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경찰의 본분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특정인의 영업 이익을 보전하느라 경찰력이 낭비되는 사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선량한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무인점포가 ‘무책임 점포’가 되지 않도록 업주의 책임 있는 자세와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한 시점이다.
/배성준 인천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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