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의 통합 논의가 지방선거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부인하고 나섰지만, 관련 보도가 잇따르고 ‘인천공항 졸속통합 반대 시민·노동단체 대책위’(이하 ‘대책위’)가 구성돼 기자회견을 여는 등 반발도 커지고 있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인천공항의 수익과 운영 역량을 다른 공항의 적자 보전과 신공항 건설 부담에 동원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이 논란은 정부의 오락가락 대응 방식 때문에 더욱 증폭되고 있다. 정부는 공항공사 통합 논의를 두고 “확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리 없다. 재정경제부 스스로 공항 관리 공공기관 개편안에 대해 민간 전문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월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인천국제공항에서 국내 지방공항으로 바로 가기 어렵고 김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대책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이 논란은 찬반론보다 인천 역차별 이슈로 확대될 소지가 크다. 부산을 살리려고 인천을 희생시키자는 것이냐는 식의 주장은 선거 국면에서 매우 휘발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했던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취임 6개월 만에 서둘러 성사시킨 데 대한 여진도 아직 남아 있는 만큼, 더욱 민감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통합 대상 기관의 경영 실태를 보면, 인천공항공사의 최근 3년간 누적 영업이익은 2조원에 달하는 반면 전국 14개 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의 같은 기간 누적 적자 규모는 약 3천억원이다. 가덕도신공항은 건설비가 10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공항의 수익을 지방공항의 적자를 메우거나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투입할 경우, 인천공항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고 결국 대한민국 항공산업 전체의 경쟁력 추락을 부를 수 있다. ‘대책위’가 제기하는 의혹은 합리적 의심이다.
정부가 먼저 할 일은 부인과 해명이 아니다. 통합 논의가 실제로 어느 단계까지 검토됐는지, 무엇을 문제로 보고 어떤 대안을 놓고 검토하는지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물론 정치권도 지역감정을 자극하며 이를 선거용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원칙, 투명한 절차, 책임 있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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