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위치한 D리조트의 유치권자인 심모씨가 10여년 동안 방치되고 있는 리조트 건물을 가르키고 있다. /심모씨 제공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위치한 D리조트의 유치권자인 심모씨가 10여년 동안 방치되고 있는 리조트 건물을 가르키고 있다. /심모씨 제공

전세사기 피해 구제가 사회적 문제로 자리잡은 가운데, 이른바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신종 전세사기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신종 사기수법은 수년 전 부동산 업계에서 혁신적 투자 시스템으로 주목받던 방식을 악용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2019년 당시 부동산 업계에선 부동산 투자 전문기업인 A사가 유치권, 법정지상권 등 특수권리가 설정된 특수 물건 경매분야에서 고도로 전문화된 기업이라고 입소문을 탔다. A사의 투자방식을 보면 다수의 투자자와 함께 경매에 참여해 공동으로 부동산을 매입한다. 경매 전문 변호사와 협업을 통해 해당 부동산에 신고된 유치권과 법정지상권 등의 특수권리를 소멸시켜 법적 하자가 없는 정상 물건으로 복구시킨 뒤, 제 3자 매매 또는 재감정 대출 등을 진행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목을 끌었던 점은 투자금 일부에 대한 변호사 지급 보증 등 투자자를 위한 안전장치를 구축해 투자 안전성을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A사의 투자 방식을 악용한 신종 전세사기가 암암리 성행하면서 또 다른 피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평택시에 있는 B사는 강원도 평창군 소재 C리조트의 30여 개 호실을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임대했다. 이들은 단기 월세뿐 아니라 보증금 3천만원 규모의 전세계약도 진행했다고 한다. 문제는 C리조트가 이미 50억원 규모의 유치권이 설정된 상태였고, 32개 호실 중 23개는 이해관계인이 2024년 법원으로부터 점유이전금지 가처분을 받아 제 3자의 사용이 엄격히 제한됐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B사는 ‘최우선 변제금 2천여만원이 법적으로 보장된다’고 홍보하며 임차인을 모집했고, 정작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투자금에 대한 변호사 지급 보증 등 투자자를 위한 안전장치가 전혀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페이퍼컴퍼니’ 전세사기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하면서, 서민들의 주거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경찰 측은 “업체의 홍보만을 믿지 말고 계약자가 직접 등기부 등본, 주변 시세, 임대인의 세금 체납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하지만 이미 임차인에게 주의만 당부해서 될 일이 아니다. 당국은 ‘페이퍼컴퍼니’ 전세사기 주의보 발령과 함께 실질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유사 사건 발생 시 신속한 법적·행정적 조치로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