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은 장애인복지법 위반으로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 시설폐쇄 행정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경인일보DB
인천 강화군은 장애인복지법 위반으로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 시설폐쇄 행정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경인일보DB

인천 강화군이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 대해 시설폐쇄 처분을 내렸다. 당연한 조치임은 말할 것도 없다. 오히려 늦은 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성폭력과 학대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온 시설이다. 시설의 특수성으로 인해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그동안 운영이 돼왔다는 사실 자체가 관리·감독 체계의 실패를 방증한다. 색동원의 실질적 시설폐쇄까지 4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한다.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남아 있는 입소자들의 신속한 전원과 자립 지원을 통해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

이 와중에 시설장이 업무에서 배제된 이후에도 수개월 동안 급여와 각종 수당을 챙겼다는 사실이 경인일보 보도를 통해 새로 드러났다. 법 규정상 일정 급여 지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국민적 상식과 정의감에 비춰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지난해 색동원에 지원된 예산은 20억5천만원. 업무배제 상태의 시설장에게 지급된 인건비도 모두 여기에서 나왔다. 강화군 측은 시설장 급여 지급은 색동원 측에서 관리해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피해자들이 고통 속에 방치된 사이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에게 사실상 ‘유급휴가’를 준 셈이 됐다.

지난 2020년 ‘박사방’으로 알려진 아동 성착취물 사건 때도 재판에 넘겨진 지방 행정공무원이 직위해제 이후에도 급여를 계속 수령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제도는 법원 판결 시까지 ‘무죄 추정’ 원칙을 이유로 들지만 그 적용 방식은 심각한 사회적 불균형을 낳고 있다. 피해자는 보호와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지원조차 부족한 현실에 처한 반면 가해 혐의자는 제도의 보호 아래 일정한 경제적 수익을 유지하는 구조가 고착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공정과 정의의 기반을 근본부터 흔드는 문제다.

성폭력과 같은 중대 범죄의 경우 직위해제와 동시에 급여 지급을 중단하고, 무죄가 확정될 경우에만 사후 정산하는 방식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피해자 지원 체계를 대폭 강화해 회복과 자립이 실질적으로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시설 운영에 대해선 상시적이고 독립적인 관리 감독 체계로 재편돼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제도는 존재의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무너진 신뢰를 바로 세우지 못한다면 ‘색동원’의 비극은 언제든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