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 징수 체계 비웃듯… 딱지 수십장 떼여도 직진

 

지자체 경계 넘으면 단속 사각지대

타지역서 발견해도 행정 권한 없어

걷지 못한 과태료 세수누수 이어져

성실 납부자와 형평성 문제도 과제

최근 과태료 상습 체납 차량이 지역을 넘나들며 단속을 피해 다니는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지만, 지자체는 ‘관할 구역’ 제한에 막혀 징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4일 의왕시청에서 징수과 직원들이 체납차량에서 영치한 자동차 번호판을 정리하고 있다. 2026.3.2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최근 과태료 상습 체납 차량이 지역을 넘나들며 단속을 피해 다니는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지만, 지자체는 ‘관할 구역’ 제한에 막혀 징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4일 의왕시청에서 징수과 직원들이 체납차량에서 영치한 자동차 번호판을 정리하고 있다. 2026.3.2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말은 도로 위 체납차량에 통하지 않았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과태료를 단 채 지자체 경계를 넘나들며 달리지만 단속은 ‘관할 구역’ 앞에서 멈춰 선다. 걷지 못한 과태료는 세수 누수로 이어지고 성실 납부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남긴다. 경인일보는 3회에 걸쳐 지자체 경계를 넘나드는 체납차량의 실태를 짚고 현행 징수 체계의 한계와 개선 과제를 살펴본다.

‘과태료 딱지 30장, 밀린 금액만 465만원’.

성남에서 시작해 시흥, 이천, 화성을 거쳐 인천 미추홀구와 부평구까지. 2017년식 벤츠 CLS400 차량 한 대가 휩쓸고 지나간 흔적이다.

지자체 경계를 넘나들며 겹겹이 쌓인 체납 딱지를 비웃듯이 고급 외제차는 현재도 버젓이 도로를 달린다. 과태료를 부과한 지자체가 아니면 타 지역을 떠도는 체납 차량을 발견해도 당장 번호판을 떼거나 징수할 권한이 없는 행정의 사각지대를 파고든 사례다.

24일 경인일보가 경기도 내 주요 지자체의 차량 과태료 체납 현황과 정부의 지방세외수입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도내는 물론 전국 여러 지역에서 과태료가 겹쳐 붙은 ‘배짱 운행’ 사례가 수두룩하게 확인됐다.

2012년식 기아 모하비 차량 한 대에는 수원시 체납 189건에 오산·용인·평택·화성·제주에서 부과된 과태료까지 더해져 모두 198건, 1천237만9천530원에 달하는 금액이 체납됐다.

2014년식 벤츠 C220 차량 역시 군포·의정부·화성·천안 등 5개 지자체에서 247건, 1천132만4천940원의 과태료를 내지 않았다. 이 차량은 경찰서, 건강보험공단, 고속도로 통행료 압류에 더해 관할 지역 행정 시스템상 액수조차 파악되지 않는 서울 강남·송파구 등의 압류 28건까지 얽힌 그야말로 ‘체납 누더기’ 상태였다.

실제 행정 현장의 통계를 들여다보면 관할 구역을 벗어난 체납 실태는 훨씬 심각했다. 전국 시·군·구 기준 자동차 등록대수 1위인 수원시의 경우 지난해 말 차량 관련 과태료 체납은 31만4천435건, 282억2천400만원 규모였다.

이 가운데 관외 체납은 16만6천9건, 123억200만원으로 전체의 43.6%를 차지했다. 체납자 비율로 보면 관외 거주자가 56.5%에 달했으며 주정차 위반 과태료는 관외 체납 비중이 61.6%를 기록했다. 수원시 한 곳에서만 120억원이 넘는 체납액이 징수망을 빠져나간 셈이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