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할 구역’ 문턱 걸린 지자체… 눈덩이 과태료 신음하는 경찰

 

경기남부청, 체납건수 매년 급증세

국세-지방세 연계 안돼 공조에 장벽

징수망 빈틈에 조세정의 훼손 지적

“‘행정 고립’부터 풀어내야” 목소리

최근 과태료 상습 체납 차량이 지역을 넘나들며 단속을 피해 다니는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지만, 지자체는 ‘관할 구역’ 제한에 막혀 징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4일 의왕시청에서 징수과 직원들이 체납차량에서 영치한 자동차 번호판을 정리하고 있다. 2026.3.2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최근 과태료 상습 체납 차량이 지역을 넘나들며 단속을 피해 다니는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지만, 지자체는 ‘관할 구역’ 제한에 막혀 징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4일 의왕시청에서 징수과 직원들이 체납차량에서 영치한 자동차 번호판을 정리하고 있다. 2026.3.2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이렇게 지자체가 ‘관할 구역’이라는 문턱에 걸려 징수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는 사이, 경찰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교통 과태료 체납에 신음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기 남부권의 최근 3년간 교통 과태료 체납 건수는 2023년 227만5천407건, 2024년 262만526건, 2025년 267만7천855건으로 매년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인다. 체납 금액 역시 각각 1천688억3천218만원, 1천923억1천645만원, 1천992억5천808만원으로 치솟았다.

맹점은 경찰이 징수하는 교통 과태료는 ‘국세’인 반면 지자체의 과태료는 ‘지방세’라 운영 방식 자체가 다르다는 점이다. 이 차이로 인해 경찰과 지자체 간 과태료 시스템은 연계되지 않아 상호 조회조차 불가능한데, 부과 주체가 다른 현실은 행정과 경찰의 공조를 쉽지 않게 하는 또 다른 장벽이기도 하다.

경찰 관계자는 “고의로 과태료를 내지 않는 운전자는 교통법규 자체를 가볍게 여길 확률이 높아 도로 위 다른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행정과 경찰의 징수망 사이 빈틈을 타 전국을 누비는 ‘얌체 차량’들의 이면에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세외수입 누수 실태가 자리 잡고 있었다. 행정안전부의 ‘지방세외수입 통계연감’(2024)을 보면 2023년 기준 도로교통법 과태료 미납은 166만9천101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과태료 미납은 21만7천516건, 자동차관리법 과태료 미납은 17만5천551건이었다. 금액으로는 각각 774억1천848만6천원, 530억7천645만3천원, 317억3천194만원 등 세 항목 미납액만 합쳐도 1천622억원가량이다. 해당 조사 이후에도 체납액이 누적돼온 데다 관외 체납차량 비중까지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실제 규모는 이보다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도내 5개 특례시 올해 평균 본예산의 4.6%에 해당한다. 성실 납부자와의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 조세 정의마저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징수 공백에 정부와 경찰도 부랴부랴 칼을 빼 든 모양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20일 국무회의에서 지방정부 산하 체납관리단을 만들어 지방세를 비롯, 세외수입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경찰청 역시 상반기 중 전국 18개 시도경찰청 등에 100여 명 규모의 ‘체납관리관’을 신설하고 추적징수팀 성격의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 2024년 기준 1조837억원에 달하는 누적 미수납 과태료를 뿌리 뽑기 위해 징수망을 강화하겠단 방침이다.

무엇보다 이런 촘촘한 단속·징수망 구축이 실효를 거두려면 막대한 체납액을 안고도 관할 구역 밖이라는 이유로 손을 쓰지 못하는 지자체의 ‘행정 고립’부터 풀어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관외 체납액만 120억원에 달하는 지자체인 수원시 측은 “관외에 거주하는 체납자 비중이 절반을 넘다 보니 관내에서 아무리 조치를 취해도 대부분 놓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체납 차량에 대한 현장 조치가 지자체 간 협조를 바탕으로 지금보다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면 징수 효율과 행정 효율을 함께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