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제11회 서해수호의 날’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은 “그들이 목숨으로 지켜낸 바다를 ‘분쟁과 갈등의 경계’가 아니라 ‘평화와 번영의 터전’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서해수호의 날은 2002년 제2연평해전과 2010년 천안함 피격 등으로 산화한 55영웅을 추모하는 행사로 지난 2016년 처음 열렸다. 이 대통령은 야당 대표였던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참석했다.
국가 안보에 보수·진보의 이념과 여야가 따로 없어야 하지만 박근혜 정부 때 시작한 이 행사를 둘러싸고 진영 대립이 있어 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5년 중 불과 두 번만 참석했고 천안함 피격과 관련한 음모론이 사회 갈등을 부추겨 온 게 사실이다. 이에 동조했던 정치인이 적지 않았던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다. 이제는 이러한 음모론과 영구히 결별해야 한다. 안보 이슈는 이념과 진영 대결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다. 남북관계와 한미 연합훈련을 둘러싸고도 여야가 대립하기 일쑤다.
북한이 남한을 대한민국과 한국으로 부르면서 적대적 두 국가론을 고착화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아무리 남북 대화와 유연한 대북 자세를 유지하더라도 허공의 메아리일 뿐이다. 더구나 우리가 세계 5위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핵 보유국 북한의 군사 위협에 대처하는 데 기본적인 한계가 있는 것 또한 인정해야 한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로부터 공격당하고 있는 이란을 목도하면서 북한은 더욱 핵에 집착할 게 뻔하다. 게다가 서해는 NLL 뿐만 아니라 중국의 불법 구조물 설치 같은 또 다른 위협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중동 전쟁으로 남한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전략 자산이 차출되는 등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북한의 대남 적대 정책이 고착화되고 냉엄한 안보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시작전권 반환과 미국의 방위비 분담과 같은 의제에도 냉정하고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대통령이 기념식에서 ‘평화가 안보’라고 했지만 안보에는 조금의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된다. 감상적이고 비현실적인 대북 정책을 지양하면서도 남북대화 노력은 꾸준히 병행해 나가야 한다. 또한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면서도 미국에의 안보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강구하는 게 궁극적인 평화와 안보를 지키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북미대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정부의 중재자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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