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 없었지만 일부 미리 주유 행렬
주유소 “재고 소진뒤 더 오를수도”
정부, 유류세 인하 폭 확대·연장
2차 석유 최고가격제의 상한선이 200원 넘게 오르며 유가 급등 우려가 커졌지만 시행 첫날은 비교적 잠잠했다. 그러나 주말을 거치며 상승세가 다시 고개를 들자 경기도 주유소 현장에선 가격부담과 불안 심리가 재차 확산되는 모습이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고시된 2차 석유 최고가격제에서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보통휘발유 가격은 ℓ당 1천934원, 경유는 ℓ당 1천923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 13일 1차 고시 당시 보통휘발유 1천724원, 경유 1천713원과 비교해 각각 210원씩 오른 수준이다.
공급가가 1천900원 선에 책정되자 유통 마진 등이 붙는 실제 주유소 현장에서 판매되는 금액은 2천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26일 오후 6시께 도내 주유소 곳곳에는 평소보다 긴 대기줄이 형성됐다. 2차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자 퇴근길 운전자들이 미리 주유에 나선 것이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직원들이 내일 더 오를 수 있다며 주유를 서두르라는 안내를 하기도 했다. 용인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를 마친 운전자 A씨는 “전쟁이 길어지는 것 같아서 기름값이 더 오르기 전 미리 들렀다”며 “이미 1천800원대도 부담인데 2천원 넘는다는 얘기를 들으니 다들 같은 생각으로 줄을 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상과 달리 2차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인 27일 주유소 가격은 급격한 상승 없이 전날 수준을 대체로 유지하거나 일부에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1차 최고가격제 당시 제기됐던 ‘인상은 빠르고 인하는 더디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가격을 급하게 올리는 주유소는 많지 않았다.
다만 주말을 거치며 흐름은 다시 바뀌었다. 유가가 상승 국면에 들어서면서 도내 주유소 곳곳에서 휘발유 가격이 ℓ당 1천900원대까지 올라섰고 1천850원 이하 주유소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비교적 저렴한 주유소로 향하던 차량 행렬도 뚝 끊겼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6일 ℓ당 1천819.92원이던 도내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28일 1천865.79원까지 오르며 단기간 상승폭을 키웠다. 현장에서는 추가 인상 가능성도 예고하는 분위기다. 이날 수원의 한 주유소 관계자는 “이전에 낮은 가격으로 들여온 재고가 아직 남아 있어 당장 크게 올리진 않는 상황”이라며 “재고가 소진되면 새로 들어오는 공급가격이 반영되면서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최고가격제 상한선을 올리면서도 민생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했다. 휘발유는 7%에서 15%, 경유는 10%에서 25%로 인하율을 높여 ℓ당 세금 부담은 각각 65원, 87원씩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당초 4월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도 5월 말까지 연장할 방침이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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