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 분석 내실 배치… 집적 효과 극대화를

 

혁신도시 산학연 클러스터 입주율 저조

연구기관·대학 등 함께 갖춰져야 상생

정부가 지역 균형 발전을 목표로 만든 전라남도 나주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는 도시가 조성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계획 인구 5만을 달성하지 못했다. 상가 공실률도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찾은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에서는 활용처를 찾지 못한 공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2026.3.27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정부가 지역 균형 발전을 목표로 만든 전라남도 나주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는 도시가 조성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계획 인구 5만을 달성하지 못했다. 상가 공실률도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찾은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에서는 활용처를 찾지 못한 공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2026.3.27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전문가들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이 혁신 거점을 활성화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해선 공공기관의 집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공기관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실있게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수길 고려사이버대학교 지속가능원 원장(행정학 교수)은 “공공기관 몇 곳을 특정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만으로는 인구 이동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도시가 자족 기능을 갖추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 인근에 상생 효과를 낼 수 있는 연구기관과 대학 등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오 원장은 공공기관의 상징성과 기능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전 대상을 추려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그는 수도권의 한 인문학 연구기관을 사례로 들었다. 오 원장은 “고문서를 소장·열람·보존하는 연구기관은 지방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유물이 훼손될 수 있고 산학연 연계 측면에서도 수도권에 위치할 때 집적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옮기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먼저 기관 특성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치된 혁신도시 산학연 클러스터는 이런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개발된 도심을 혁신도시로 지정한 부산을 제외한 전국의 9곳 혁신도시의 산학연 클러스터 평균 분양률은 81.8%이지만, 실제 입주율은 56.6%에 그친다. 이마저도 대구(88.1%)를 제외한 8곳은 산학연 클러스터 입주율이 34.5%~58.3% 수준이다.

지난 27일 찾은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내 산학연 클러스터 일부 부지도 현재까지 미착공 상태로 남아있었다. 이곳은 산학연 클러스터 분양률이 92.1%이지만 실제 입주율은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43.3%)이었다.

한 공인중개사는 “기업 유치가 어려워 착공이 미뤄졌다”며 “산학연 클러스터 부지 중 상업시설로 전환된 곳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인건비가 혁신도시 조성 당시보다 두배 이상 뛰었고 주말이면 불이 꺼지는 동네라는 게 소문이 나 이제는 기업 유치가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혁신도시의 경제성을 평가한 여러 논문에서도 도시 확장을 위한 정책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백승민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보고서에서 “혁신도시 거점 기능의 근본적인 강화를 위해서는 민간 기업과 고급 인력 중심의 집적 경제 발현을 위한 정책 제안이 필요하다”며 “첨단기업이나 연구소, 대학 등을 집중적으로 유치하고 이를 뒷받침할 도시 인프라 확충과 산업 육성, 인력 양성 등 소프트웨어 차원의 지원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문윤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효과 및 정책방향’ 보고서를 통해 “혁신도시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주택과 학교 공급은 단기간에 인구 증가와 고용 확대 효과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주변 지역의 쇠퇴를 가속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보다 근본적으로 지역 특화 산업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 공공 일자리를 배치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주변 대도시의 기반 산업과 인적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공공기관을 혁신도시에 우선 배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