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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구제 제대로 안된 상황
국회 통과 순간 유가족과 눈물
“재석 181인 중 찬성 179인, 기권 2인으로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전부개정법률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제433회 본회의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전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되자 본회의장은 말 그대로 눈물바다가 됐다. 방청석에 참여한 피해자 유가족들은 손수건을 꺼내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고, 우원식 국회의장은 “너무 뜻깊다. 국가가 너무 늦게 (조치)해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울먹였다.
본회의장에 참석한 의원들도 큰 박수로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그동안 ‘내 가족의 건강’을 위해 살균제를 사용했다가 ‘내 아이를 내가 죽였다’는 죄책감과 고통을 안고 살아온 이들의 아픔을 달랬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지 15년 만이자, 국회 진상규명 국정조사 입법이 시작된 지 10년 만에 사회적 참사로 인정되고 국가 책임을 분명히 하는 국가배상체계가 마련된 순간이다. 이 사건은 국내에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폐섬유화 등 폐질환에 걸린 사건이다. 1994년부터 2011년까지 사망자 1천740명, 그 이상의 인명 피해를 입힌 참사로 기록되고 있다.
그동안 이 사건은 수많은 사망·피해를 유발한 대참사임에도, 인과관계 규명에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형사처벌과 피해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구갑·사진) 의원은 이 사건을 계기로 ‘뒤늦게 드러나는 피해’에 대한 제도적 공백을 막고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원천 차단하는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위반행위와 피해자 간 인과관계가 과학적 입증이 되는 경우 공소시효를 최대 10년 연장하는 내용과 정부가 직접 역학조사와 독성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근거를 명문화했다. 허 의원은 “개정안은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유사한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하지은기자 z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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