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기득권 세력에 이기는것

이재명 정부 부동산정책 핵심

선거를 의식한 강경책 아니라

끝까지 간다는 확신 보여줘야

김영호 성공회대 일반대학원 석좌교수
김영호 성공회대 일반대학원 석좌교수

요즘 핫이슈 중 하나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다. 대통령이 자신의 아파트를 처분하며 집값 안정 의지를 밝힌 모습은 상징적이었다. 그러나 시장은 상징을 보지 않는다. 시장은 하나의 신호만 본다. “이번에는 끝까지 가는가.”

문재인 정부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부동산 대책을 20여 차례 발표했다. 정책의 강도만 놓고 보면 역대 어느 정부보다 강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큰 폭 상승했고 강남 3구는 더 가파르게 올랐다. 시장이 정부의 정책을 가격 하락의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배경은 분명하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는 강력한 기득권 투기 세력이 존재한다. 이들에게 부동산은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 자산 증식 수단이자 세대 간 부의 이전 통로이며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다. 가격이 오를수록 자산 격차는 확대되고, 그 격차는 다시 정치적 영향력으로 전환된다. 집값의 급격한 상승은 결국 기득권 구조를 강화하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인위적으로 부풀려진 가격 상승은 노동과 생산의 가치보다 자산 보유가 더 큰 힘을 갖는 구조를 만들고, 사회를 더욱 불평등하게 만든다.

최근 청문회에서 탈락한 인사의 반포동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은 그 단면을 보여 준다. 이는 일반 시민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제도의 틈을 이용한 사례다. 이제 강남 3구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권력과 자산을 상징하는 대표적 대상이 되었다.

이들 세력은 어떤 규제가 나오더라도 우회로를 찾는 데 익숙하다. 역대 정부의 정책을 흔들고 그 틈을 이용해 시장을 다시 끌어올렸다. 그러므로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이 투기 구조 자체를 해체하는 데 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정책의 강도가 아니라, 투기 구조를 끝까지 해체하겠다는 지속성이다.

최근 80억~100억원대 아파트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그러나 이 터무니없는 가격이 정상적인 시장 원리에 따라 형성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부 가격 조정이 나타난다고 해서 이들의 탐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들 세력은 더욱 교묘하게 투기를 부추길 것이다.

부동산 투기는 한국 경제 전체를 왜곡한다. 가계부채는 2025년 3분기 기준 약 1천969조원, 잠재 부채까지 감안하면 GDP 대비 10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특히 강남 3구를 중심으로 한 주택담보대출 쏠림현상은 일부 특권 계층만이 활용할 수 있는 금융 시스템을 이용한 투기의 전형이다. 이런 구조는 열심히 일하는 중산층과 서민의 희망을 꺾는다. 노력보다 부동산 보유를 통해 더 쉽게 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확신이 퍼질 때, 사회는 병든다.

그리고 이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그 피해는 이들 세력이 아니라 애꿎은 국민 전체가 떠안는다. 일본의 부동산 투기 광풍이 남긴 ‘잃어버린 30년’은 자산 가격 붕괴와 소비 위축, 청년 세대의 소득 정체를 장기화시켰다. 그 과정에서 고통은 오로지 일반 국민이 떠안았고, 기득권 자산가는 여전히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누렸다.

따라서 지금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하나다. 대통령의 흔들리지 않는 결단과 정책의 지속성이다. 이들 투기 기득권 세력과 맞서 이기는 것이다. 세제와 금융 규제는 일관되게 유지되어야 하며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기득권 투기 세력은 온갖 이유를 들어 시장을 흔들려고 한다. 대표적으로 공급 확대를 주장하는 말은 강남 3구는 영원히 가격이 올라간다는 말과 같다. 그 결과가 지금의 80억원 아파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의 지지율이 높다. 그렇기에 지금이야말로 흔들리지 않는 확신을 보내야 할 시점이다. 선거를 의식한 일시적 강경 정책이 아니라는 확고한 자세가 시장을 안정시킨다. 결국 집값 안정은 단순한 부동산 정책이 아니다. 한국 사회의 기득권 구조를 바로잡는 문제다. 문재인 정부의 경험은 이미 큰 교훈을 남겼다. 강한 정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끝까지 간다”라는 정책 의지다.

투기 세력이 두려워하는 것은 강한 정책 강도가 아니다. 끝까지 간다는 확신이다.

/김영호 성공회대 일반대학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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