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인천 기업들 ‘시름’]

 

항공유 급등에 항공편 잇단 감축

인천공항 실적 제동 걸릴라 우려

환율상승 겹쳐 리스 비용 부담도

중동 전쟁 여파로 고유가와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항공사들이 잇따라 운항편을 감축하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던 인천국제공항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다음 달부터 국제선 운항 편수 축소에 나선다. 진에어는 다음 달 4일부터 30일까지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괌, 필리핀 클라크, 베트남 나트랑 노선 등을 포함한 8개 노선의 운항 횟수를 줄이기로 했다. 중장거리 노선에서 주로 운항하는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4∼5월 인천공항에서 미주와 동남아를 잇는 노선 총 50편을 운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스타항공 역시 5월 5일부터 31일까지 인천~베트남 푸꾸옥 노선에서 50여 편의 운항을 중단할 예정이며, 에어로케이는 8~10월 인천~일본 오사카·이바라키 노선을 운항하지 않는다.

항공사들이 운항 축소에 나선 이유는 중동전쟁 영향으로 항공유 비용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에너지 리서치 기관인 S&P글로벌 분석에 따르면 27일 기준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항공유 가격은 1갤런당 533.32센트로, 전쟁 직전인 지난달 27일(223.75센트)과 비교해 138% 급등했다.

항공업계에서는 항공유 가격 급등으로 비용 부담이 커진 항공사들이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 축소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항공사 전체 비용 가운데 유류비는 약 30%를 차지한다.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항공기 리스 비용 부담이 큰 LCC를 중심으로 운항을 축소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항공사들은 유류비와 리스료, 정비비 등을 대부분 달러로 지급하기 때문에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상승할 경우 이중고를 겪게 된다.

항공유 비축분이 많지 않은 베트남이나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 외항사들도 잇따라 노선을 축소하고 있다. 이미 베트남항공, 비엣젯 등 베트남 지역 항공사들이 인천공항과의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필리핀 등 다른 동남아시아 항공사들도 노선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항공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항공사들의 이 같은 노선 축소와 함께 유류할증료까지 크게 인상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올해 인천공항 여객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류할증료는 유가가 높아질 경우 소비자에게 부과되는 요금으로, 한달 간의 평균 항공유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총 33단계로 나뉘어 있는데, 현재 최고 단계 기준을 이미 넘어섰다.

유류할증료는 발권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다음 달 이후 항공권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예약 취소 증가와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전쟁이 당장 끝나더라도 항공유 가격이 안정되기까지는 최소 4~5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에 민감한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하계 성수기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