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이후 기사를 보다 보면 ‘전쟁 특수’라는 표현을 어렵지 않게 마주친다. 특정 산업이 수혜를 입고 수요가 늘어나며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설명하는 데 이보다 간결한 말도 없을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시장은 언제나 상황에 반응하고 사람들은 그 속에서 기회를 찾는다.
그럼에도 이 단어를 들을 때마다 잠깐 멈추게 된다. ‘특수’라는 말이 주는 온도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기사에서 이 말을 보통 명절, BTS 같은 좋은 흐름이나 기대할 만한 상황에서 사용해왔다. 그래서인지 전쟁이라는 단어와 함께 놓였을 때 설명은 분명한데 마음 한편이 조금 늦게 따라온다.
물론 이런 감각이 꼭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경제는 감정보다는 구조와 결과로 읽히는 영역이고 투자 역시 각자의 판단과 책임 아래 이뤄진다. 누군가는 냉정하게 흐름을 읽어야 하고 또 누군가는 그 안에서 생존을 고민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전쟁 특수’라는 표현은 어쩌면 현실을 가장 효율적으로 설명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다만 한 가지는 계속 마음에 남는다. 내가 이 표현을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건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다. 전쟁은 여전히 누군가의 일상을 무너뜨리는 사건이고 그 무게는 숫자나 그래프로 온전히 옮겨지지 않는다. 그런데 그 위에 ‘특수’라는 말을 얹는 순간 비극적인 현장과 독자 사이에는 거리감이 만들어지는 건 아닐까.
그래서 가끔은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한 번쯤 멈춰서 생각해보게 된다. 이 단어가 설명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꼭 답을 내리기 위해서라기보다 너무 쉽고 빠르게 이해하고 지나가지 않기 위해서다.
기자가 전쟁을 둘러싼 경제를 이야기하는 일 자체를 피할 수는 없다. 그래도 그 이야기를 어떤 말로, 어떤 속도로 표현할지는 결국 남는 고민이다. ‘전쟁 특수’같은 말을 들을 때마다 잠깐이라도 생각이 머무는 이유는 어쩌면 그 사이 어딘가에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김지원 경제부 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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