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소상공인·건설업계 신음

 

원유 수급 차질에 포장재값 급등

레미콘 현장 공급까지 ‘여진 확산’

‘안전 자산’ 금·은값도 크게 하락

道 “위기 대응 특별경영자금 지원”

중동 전쟁 장기화로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수급에 차질을 빚으며 비닐 사재기 현상과 페인트 제품 가격이 인상되고 있다. 사진은 31일 수원시내 한 전통시장에 걸린 비닐봉지. 2026.3.3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중동 전쟁 장기화로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수급에 차질을 빚으며 비닐 사재기 현상과 페인트 제품 가격이 인상되고 있다. 사진은 31일 수원시내 한 전통시장에 걸린 비닐봉지. 2026.3.3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한 지 한 달을 넘어서며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원유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일상생활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수막 제작은 물론 종량제 봉투(3월31일자 2면 보도)에 이어 포장재값 상승, 그리고 건설자재 수급 불안까지 여진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31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원유 수급 차질로 음식물을 담는 비닐과 플라스틱 용기 등 포장재 가격이 오르고 대량 구매도 어려운 상황이다. 원유에서 정제된 나프타로 비닐과 플라스틱 등 포장재를 만드는 데 전쟁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원유 수급 자체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이날 포장재 전문 업체 10여곳에 문의한 결과 “중동 지역의 불안정으로 원유·석유화학 수급 불균형, 물류비 상승, 환율 변동 등으로 원가 상승이 지속돼 단가 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상황이 이렇자 포장재 사용이 많은 음식점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수원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44)씨는 갑작스러운 포장재 가격 인상이 당황스럽기만 하다. 200장 정도 하는 비닐 한 묶음이 예전에는 4천~5천원이었는데 최근에는 7천~8천원 정도로 올랐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성남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B(51)씨도 전쟁으로 인한 포장재 가격 상승 때문에 잠을 설친다. B씨는 “장사가 안되고 경기가 좋지 않아 배달을 하는 건데 포장재 가격을 20% 이상 올려버려서 타격이 크다”며 “포장재 가격 같은 경우는 가급적 유지해 줘야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이 살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수급에 차질을 빚으며 비닐 사재기 현상과 페인트 제품 가격이 인상되고 있다. 사진은 화성시의 한 페인트 상점 모습. 2026.3.26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중동 전쟁 장기화로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수급에 차질을 빚으며 비닐 사재기 현상과 페인트 제품 가격이 인상되고 있다. 사진은 화성시의 한 페인트 상점 모습. 2026.3.26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건설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가장 대표적인 건설 자재인 레미콘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레미콘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최악의 경우 공사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레미콘은 시멘트에 물과 혼화재 등을 넣어 만드는데 혼화재의 주원료가 나프타를 분해해 만드는 에틸렌이다. 이와 관련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 관계자는 “레미콘이 현장에 수급되지 않으면 공기가 지연돼 업체들은 지연 배상금을 내야 하는 등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안전자산’으로 알려진 금과 은이 전쟁 이후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도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이달 들어 30일(현지시간)까지 13% 이상 하락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이던 2008년 10월 이후 월간 기준 최대일 정도다. 은 선물 가격도 이달 들어 24%나 하락해 지난 2011년 9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며 안전하지 못한 자산이 되고 있다.

전쟁으로 환율도 치솟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1천530.1원으로 집계되며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9년 3월 9일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600억원 규모의 ‘중동 위기 대응 특별경영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경기도 중소기업육성자금도 있으니 사정이 좋지 않은 업체들은 이를 신청하면 된다”고 밝혔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