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떠오른 김부겸 前 총리의 대구시장 출마
반면 인천은 단수 공천에도 비전 없이 고요
공항 기관 통합 등 해법 경쟁 자리가 돼야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대구시장 출마 선언은 인상적이었다. 국무총리를 지냈고 행정안전부(옛 행정자치부) 장관, 4선 국회의원 등 풍부한 경륜을 쌓고 공직을 떠난 그가 대구시장에 나서는 것 자체를 ‘하방(下放)’으로 보며 ‘정치 순리’에 어긋난다는 시각도 있는데, 그는 이를 ‘책임’과 ‘소명 의식’으로 받아쳤다. ‘대구 경북 행정통합’ ‘2차 공공기관 이전’ ‘민·군공항 통합 이전’ ‘산업구조 재편’ 등 대구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밝히면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대표도 약속했다”고 공언했다.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대구 현안 해결에 쏟아붓겠다는 것이다.
김 전 총리의 대구시장 후보 등판과 함께 이 지역 선거는 전국적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정권교체 이후 ‘보수의 심장’에서 치러지는 첫 지방선거이면서도 김부겸이라는 상징적 인물의 등장으로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런 대구의 선거판과 비교하면 인천은 이상할 만큼 조용하다. 인천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이 6·3 지방선거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공천을 가장 빨리 확정지은 도시지만, 타 지역과 비교해 후보들 움직임이 가장 굼뜬 지역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지난달 4일 박찬대(인천 연수구갑) 국회의원을, 이어 11일 국민의힘은 유정복 인천시장을 6·3 지방선거 인천시장 후보로 단수 공천했다. 양당이 지방선거일로부터 약 3개월 전 후보를 확정한 건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른 결정이다. 특이하게도 양당 후보 모두 출마 선언도 없이 공천부터 받았다. ‘왜, 이 시점에서, 내가, 인천시장이 돼야 하고, 무엇을 해낼 것인지’를 시민 유권자에게 공표하는 행위가 생략됐다. 인구 300만 도시를 대표하겠다고 나선 이들이 시민이 아닌 당 공천심사위원 앞에서 먼저 출마 의지를 밝히고 검증을 받은 셈이다. 이런 ‘어색한 출발’이 인천 정치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대구뿐 아니라 인천 인접 도시 서울시·경기도에서도 시·도지사 후보군이 출마 의지와 배경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미래 비전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인천시장 후보들은 조용하다.
민주당 박찬대 후보는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는 ‘인천시장’ 신분으로 선거에 대비하고 있다. 말과 행동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역대 이렇게 밋밋한 선거판이 있었는지 싶다. 후보(인물)만 결정됐을 뿐, 비전(정책)은 불투명하다. 선거판이 미리 과열될 필요는 없다고 하겠지만 다른 도시와 비교할 때 유독 인천만 예열 속도가 너무 더딘 이유가 무엇인지, 정치권 그리고 유권자들이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판은 벌어졌고, 선발 선수는 확정됐다. 관중석은 가득 차 있는데 경기장은 텅 비어 있는 상황이 바로 인천이다. 그러다 보니 각 팀 선수 플레이를 대상으로 한 분석·전망은 없고 시간 때우기식의 평론만 난무한다.
최근 불거진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항 기관 통합 이슈가 그렇다. 인천지역 정치인이라면 이 문제에 대한 견해를 간명하게 밝힐 수 있어야 하는데 민주당 쪽은 어중간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힘 쪽은 반대 입장인데, 인천만 급할뿐 중앙당은 먼 산 불구경하듯 방관한다. 양당 인천시장 후보들 역시 이슈의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인천시민만 혼란스럽다. 그래서 통합을 안 하겠다는 건지, 하겠다는 건지, 만약 한다면 어떤 방식이 검토되는지 등이 드러나야 인천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면서 찬반 입장을 판단할 수 있는데, 도통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인천이 성장 잠재력에 비해 그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도시라는 건 인천시장 출마 후보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번 인천시장 선거는 그 해법을 경쟁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대구뿐 아니라 서울·경기 등 각 지역 시도지사 후보들이 앞다퉈 비전을 발표하고 나서고 있다. 선거는 이미 시작됐는데, 인천만 출발선에 서지 못하고 있다. 정곡을 찌르지 않고 변죽만 울리기에는 인천의 처지가 그리 녹록지 않다.
/김명래 인천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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