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점검이 10분만에… 정비사 ‘유리천장’ 깼다

 

전동차 안내방송 등 확인 간편하게

에너지 소비 줄여… 타 기관서 문의

작년 여성 첫 ‘최우수 기술인’ 영예

‘인천1호선 전동차 통합시뮬레이터’를 개발한 인천교통공사 김혜련 과장. /인천교통공사 제공
‘인천1호선 전동차 통합시뮬레이터’를 개발한 인천교통공사 김혜련 과장. /인천교통공사 제공

“동료들의 땀방울을 줄이고, ‘스마트’한 근무 환경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인천교통공사 귤현차량사업소 귤현경정비팀 김혜련(47) 과장은 ‘인천1호선 전동차 통합시뮬레이터’를 개발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김혜련 과장이 선후배 동료들과 함께 의기투합해 개발한 ‘시뮬레이터’는 마지막 미세한 조정을 끝내고 곧 정비 현장 투입을 앞두고 있다.

김 과장이 개발한 시뮬레이터는 전동차를 실제 운행하지 않아도 객실 음성 안내방송과 열차 내 각종 디스플레이에 송출되는 정보들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평소 느끼지 못하지만 인천지하철 전동차 객실 내에는 상당히 많은 정보가 음성·화면을 통해 승객에게 전달된다. 가장 중요한 지하철역 이름을 비롯해 내릴 문의 방향, 역 주변 공공기관, 각종 공익광고, 비상시 행동요령 등 다양하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은 수시로 ‘업데이트’된다. 그런데 그가 이 시뮬레이터를 개발하기 전에는 바뀐 데이터를 입력하고 제대로 안내방송이 되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정비사가 전동차 운행 중 실제 탑승해 검단호수공원역에서 송도달빛축제공원역까지 30여개역을 1시간 넘게 직접 눈과 귀로 확인해야 했다.

그런데 이 시뮬레이터에서는 노트북 컴퓨터를 전동차에 연결해 모니터에 띄워진 가상의 전동차를 조작하기만 하면 실제 안내방송이 제대로 나오고 있는지, 전광판에 자막·영상 정보는 제대로 송출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정비 효율성’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뜻인데, 효율성이라고만 표현하기에는 실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긍정적 변화와 장점이 너무나 많다. 자칫 승객이 겪을지도 모를 불편이 사라지게 됐고, 또 예전 같으면 3~4일은 족히 걸렸을 정비·점검 시간을 크게 줄였다. 실제 운행하지 않아도 점검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유가 시대 에너지 소비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전동차 1편성을 점검하는 데, 정비사 1명이 실제 열차에 탑승해 1시간 넘게 붙어 있어야 했다면 이제는 차량기지 내 열차에서 10분이면 점검이 끝난다. 시뮬레이터 UI(사용자환경) 제작에 인천교통공사 현장 정비사들의 노하우가 담겨 있어 만족도는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벌써 다른 공사에 소문이 나 시뮬레이터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 아이디어로 김 과장은 지난해 ‘인천교통공사 최우수 전동차 기술인’으로 선정됐다. 여성 최초다.

‘인천1호선 전동차 통합시뮬레이터’를 개발한 인천교통공사 김혜련 과장. /인천교통공사 제공
‘인천1호선 전동차 통합시뮬레이터’를 개발한 인천교통공사 김혜련 과장. /인천교통공사 제공

김 과장은 이제 10년차 정비사다. 그는 토목공학을 전공했지만 업계의 ‘유리천장’을 실감하고 현재 분야로 이직했다. 이직 초기에는 그가 공사에 소속된 유일한 여성 정비사였지만 이제는 후배가 13명으로 늘었다. 인천교통공사 여성 정비사 비율은 238명 가운데 14명(5.88%)이다.

김 과장은 “정비 현장에는 배워야 할 선배님들의 ‘살아있는 지혜’가 가득하다.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싶다”면서 “스마트 혁신 기술과 결합해 발전하는 정비 현장으로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