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기한 만료 ‘한달 앞’

 

인천 매장 대다수 PB상품 도배

약속된 정부 개입 지연에 ‘촉구’

“노동절 총력 투쟁대회 개최 예정”

지난 3일 오후 인천의 한 홈플러스 외벽 간판이 고장나 있다.  2026.4.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지난 3일 오후 인천의 한 홈플러스 외벽 간판이 고장나 있다. 2026.4.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가 장기화되며 인천지역 점포들이 사실상 ‘유령 매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홈플러스 파산 여부를 가를 회생기한 만료 시한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노동자들은 정부의 실질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12시께 찾은 인천 남동구 홈플러스 구월점. 식품매장 내 ‘반찬’이라고 적힌 매대에는 반찬 대신 홈플러스 자체 브랜드(PB) 가위·집게 세트와 칼도마 세트 등 공산품이 채워져 있었다. 계란 등 신선식품이 진열돼야 할 매대에는 보리차가 보였다. 한 직원은 “올해 초부터 점차 PB 상품으로 물건을 채우기 시작했다. 이제는 생필품 몇 가지만 사러 오는 손님이 대부분”이라며 “상황을 모르는 손님들은 ‘왜 이렇게 물건이 없냐’고 묻기도 한다”고 했다.

지난해 3월 회생절차를 개시한 홈플러스 최대주주 MBK 파트너스는 인천·경기 13개 점포를 포함해 전국 27개 점포에 대한 폐점을 진행하고 있다.(2025년 6월3일자 6면 보도)

인천에서는 지난 2월 계산점이 폐점한 데 이어 오는 8월 숭의점이 문을 닫을 예정이다. 가좌, 작전, 구월, 연수, 간석 등 나머지 8개 점포들도 납품에 어려움을 겪으며 매장 대부분을 PB 상품으로 채우고 있다.

홈플러스 가좌점에서 일하는 추은숙(57)씨는 “직원들이 PB 상품들로 매대를 바꾸는 일을 하고 있어 업무가 더 복잡해졌다”며 “계산대에서 만난 손님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게 맞느냐’고 물을 때마다 난감하다”고 했다.

지난 3일 오후 인천의 한 홈플러스 냉장제품 판매대가 홈플러스 자체 브랜드(PB)의 음료로 채워져 있다. 2026.4.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지난 3일 오후 인천의 한 홈플러스 냉장제품 판매대가 홈플러스 자체 브랜드(PB)의 음료로 채워져 있다. 2026.4.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작전점에서 근무하는 고미숙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이하 노조) 인부천지역본부장은 “올해 1~2월에는 임금체불까지 발생하며 직원들의 불안이 굉장히 커졌다”면서 “작전점에서만 지난 한 달 사이 5명이 퇴사했고, 대부분 젊은 직원들이 떠나 이제는 중년 직원들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다.

노조는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회생기한 만료일(회생 여부가 결정되는 마지막 시한)인 5월 4일 전까지 홈플러스 정상화 약속을 이행하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은 MBK홈플러스사태해결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기업 구조조정 전문 관리 회사인 ‘유암코’를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동익 노조 사무국장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홈플러스 회생에 개입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했지만, 이 과정이 지금까지 지연되며 회생기한 만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는 노동절 청와대 앞에서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총력 투쟁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지역 생존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행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