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도시철도 차량제작사 다원시스와의 공급 계약을 해제하기로 했다.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연장선 8편성 64량과 인천도시철도 1호선 검단연장선 1편성 8량을 제작 납품하기로 했던 업체다. 최근 경영난으로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함에 따라 정상적인 차량 제작과 납품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계약 해제의 주목적은 선급금 310억원과 계약 보증금, 이자 등 360억원 규모의 자금을 되돌려받는 것이다. 인천시는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 경기도 등 다원시스와 계약한 다른 기관들과 공동 대응에 나섰다.
예견됐던 사안이다. 다원시스의 납기 지연과 생산 차질은 국회와 정부에서 여러 차례 지적돼왔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다원시스의 납품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추가 수주가 이어졌던 점이 논란거리가 됐다. 생산 공정은 세워 둔 채 70%나 되는 선급금으로 사옥 건설에 열을 올린 업체의 무책임과 부도덕성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정부 각 부처 업무보고 때에는 대통령까지 나서 “정부가 사기를 당한 것”이라고 질타할 정도였다. 회사의 주가가 폭락했고, 자금 회전이 멈추면서 업체는 결국 지난달 말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피해는 고스란히 수도권 전철 이용자, 그중에서도 특히 인천시민의 몫이 됐다. 당장 현안은 내년 12월로 예정된 7호선 청라연장선의 적기 개통 여부다. 전동차 제작과 납품에 4년 이상의 기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새 차량의 제때 도입은 불가능해졌다. 인천시는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차량을 임차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하지만 정비 주기의 단축과 노후화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지난해 12월 31일로 납기가 지나 예비 차량을 투입하고 있는 인천도시철도 1호선 검단연장선도 정비 주기 단축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기업의 책임이 가장 크다. 하지만 행정의 안일함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일반 국민들의 시각에선 최근에서야 불거진 일이겠지만 이미 5년 전 서울시의회에서 똑같은 문제가 제기됐었다. 최저가 낙찰 중심의 입찰 구조가 생산능력 검증을 무력화하고, 무리한 수주와 설계 지연, 납품 차질로 이어진다는 지적이었다. 정부 부처와 행정기관들이 그때 좀 더 관심과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피할 수도 있었던 피해다. 기관들이야 법에 기대면 되지만 ‘교통지옥’의 시민들은 어디에 기대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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