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딜러 사회적 인식 여전히 부정적

‘사기꾼’ 이미지에 선량한 판매자도 피해

거래 과정 분쟁 최소화하는 제도 마련을

정기열 前 경기도의회 의장
정기열 前 경기도의회 의장

세월이 참 빠르다. 벌써 중고차 알선, 판매에 몸담은 지 2년이 되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현장에서 수많은 고객을 만났고, 다양한 거래를 경험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한가지 문제가 있다. 바로 중고차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쟁과 소비자 피해다. 최근 한 고객이 미니 차량을 구매하며 차량 대금의 90%를 입금한 뒤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사례가 있었다. 고객이 환불을 요청하여, 판매회사에 계약해지와 환불요청을 하였다. 하지만 판매 회사의 딜러는 이를 거부했고 결국 경찰 고소까지 검토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사례는 결코 특이한 일이 아니다. 중고차 현장에서는 유사한 분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그때마다 해결은 오롯이 개인 간의 법적 다툼으로 넘어간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구조적으로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한다. 어떤 일이든 성실하게 수행하면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 사회의 기본 원칙이다. 그러나 중고차 딜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영화 속 범죄자 캐릭터처럼 ‘사기꾼’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고, 이는 대다수 선량한 딜러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있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많은 딜러들은 투명한 거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일부 사례로 인해 업계 전체가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소비자에게도, 판매자에게도 모두 불리하다.

그렇다면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무엇을 했는가. 경기도는 전국 최대 규모의 중고자동차 거래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그만큼 행정적 책임 또한 막중하다. 그럼에도 중고차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예방하거나 조정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는 여전히 미비하다. 소비자는 피해를 입으면 경찰에 신고하고, 결국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것 외에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

이러한 방식은 사후적 대응일뿐, 문제의 본질적인 해결이 아니다. 거래 과정에서의 계약 해지 기준, 환불 규정, 책임 범위 등에 대한 명확한 행정 기준과 조례가 마련되어야 한다. 일정 금액 이상 선입금 시 보호장치, 중재기구의 설치, 표준계약서의 실효성 강화 등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분쟁이 발생한 뒤 법정으로 가는 구조가 아니라, 애초에 분쟁이 최소화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누구도 못했던 계곡 정비를 통해 불법과 편법을 바로잡고, 행정과 법 집행의 일치를 이끌어냈다. 이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든 대표적인 사례다. 같은 기준에서 본다면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 발생하는 반복적인 문제들에 대해 경기도와 수원시의 대응은 아쉬움을 넘어 무책임하게 느껴진다. 도민과 시민이 불편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행정은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분쟁이 잦은 산업일수록 더욱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모든 책임이 개인에게 전가되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다가오는 6·3 지방선거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이제는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니라, 실제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행정이 필요하다. 크고 화려한 정책보다 시민과 도민의 일상 속 불편을 줄이는 세밀한 정책이 더 절실하다.

최근 경기도의회 김진경 의장은 중고차 시장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경기도 중고차 실태조사 및 라이선스 제도 도입을 위한 연구 용역’을 실시하였다. 그나마 경기도의회가 중고차의 허위매물과 불법, 사기판매 등 불안정한 중고차 시장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중고차 시장의 투명화와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고차 시장은 단순한 거래의 영역이 아니다. 수많은 서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시장이며, 동시에 전문성과 신뢰가 생명인 산업이다. 이런 시장을 방치한다는 것은 결국 도민의 권익을 방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

/정기열 前 경기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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