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일부 부인, 유족 합의 못해”
자신의 생일잔치를 열어준 아들을 사제 총기로 잔혹하게 살해한 60대 남성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다.
7일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정승규)는 살인, 살인미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조모(63)씨 사건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고 변론을 종결했다.
조씨는 지난해 7월 20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에서 자신이 만든 사제 총기로 산탄 2발을 발사해 아들을 살해하고, 함께 있던 며느리와 손주 2명, 외국인 가정교사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서울 도봉구 쌍문동 자택에 폭발물을 설치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자택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조씨의 진술을 확보한 뒤 그의 자택에서 시너가 담긴 페트병과 세제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를 발견했다.
경찰은 조씨에게 현주건조물방화예비죄(5년 이하 징역) 혐의를 적용했으나, 검찰은 방화가 이뤄졌다면 대형 참사가 생겼을 것으로 보고 혐의를 현주건조물방화미수죄(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로 변경해 기소했다.
이날 첫 항소심 재판에서 검찰 측은 조씨에게 1심과 같은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잔혹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일부 범행을 부인하며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다”면서 “피고인은 피해자와 유족들과 합의하지 못했으며, 이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피고인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했다.
조씨 측 법률대리인은 “피고인의 살인미수 혐의가 성립하는지 다시 법률적으로 검토해달라”면서 “피고인은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발적으로 진술했으며, 다른 피해자들에 대한 범행까지 적극적으로 계획했다고 볼 수 없는 점을 참작해 달라”고 했다.
재판에 참석한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은 “현주건조물방화 미수 혐의에 대해 피고인은 이미 긴급체포된 후 주거지에 대한 긴급 압수수색이 임박한 시점에 진술했다”며 “이는 사실상 발각된 범행이나 다름없다. 피고인이 자발적으로 진술해 피해를 막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성립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조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들을 살해한 뒤에도 현장을 떠나지 않고 남은 피해자들을 향해 추격하며 총기를 새로 장전한 점, 피해자들이 숨은 방문을 열려는 행위를 한 점을 볼 때 피고인은 이들을 살해할 의도가 분명했다”고 판단했다. (2월9일자 6면 보도)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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