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복지 동시 위축 ‘악순환’

 

각종 행사·권리옹호 쓰임새 불구

효능감 떨어지며 자치기구 재정난

“갈수록 침체… 독려 방안 모색”

대학생들의 학생회비 납부가 저조해 학생자치기구들의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사진은 인천 모 대학교 총학생회 앞을 지나가는 한 학생의 모습. 2026.3.2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대학생들의 학생회비 납부가 저조해 학생자치기구들의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사진은 인천 모 대학교 총학생회 앞을 지나가는 한 학생의 모습. 2026.3.2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학생회비요? 납부해도 저한테 돌아오는 혜택이 없는 것 같아서 안 냈어요.”

인하대학교 자연과학대학에 재학 중인 이모(21·여)씨는 “신입생 때는 불이익을 겪을까봐 학생회비를 냈는데 특별히 나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없었다”며 “학생회비가 정확히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겠고 학생회 활동에 관심이 없어 올해는 학생회비를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납부하는 ‘학생회비’의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학생 자치활동에 효능감을 느끼지 못해 학생회비를 내지 않고, 재원이 부족해진 학생자치기구는 복지사업 등 자치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학생회비는 총학생회, 총동아리연합회 등 학생자치기구가 각종 복지사업이나 행사를 추진하고, 학생들의 권리 옹호를 위한 활동을 하는 데 쓰이는 재원이다. 과거에는 등록금과 함께 모든 학생들이 의무로 납부해야 했으나 2012년 교육부가 학생회비나 졸업앨범비 등을 선택 납부하도록 권고한 이후 자율 납부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후 학생자치기구들은 저조한 학생회비 납부율로 재정난을 겪고 있다. 학기당 학생회비가 1만원인 인하대의 회비 납부율은 2025학년도 1학기 42.6%, 2학기는 38.4%였다.

더군다나 지난해 11월 총학생회 전 간부가 학생회비 5천43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학생회비 운용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가 떨어지기도 했다.

2026학년도 1학기 학생회비를 모으고 있는 총학생회는 교내 게시판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학생회비가 모이지 않으면 학생자치기구는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며 “갈수록 침체되어 가는 학생회가 다시 일어서서 열심히 뛸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글을 올리며 학생회비 납부를 독려하고 있다.

학기당 학생회비가 1만8천원인 인천대학교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25학년도 인천대 1학기 학생회비 납부율은 0.72%로, 재학생 1만2천여 명 중 100여명만 회비를 납부했다. 2학기 납부율은 0.05%로 더욱 떨어졌다.

배재한(세무회계학과 20학번) 인천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은 “학생들이 학생회비를 내고도 별다른 효능감을 느끼지 못해 납부를 꺼리는 것 같다”며 “납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납부자에게 5월 대학 축제 우선 입장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 추가로 학생회비 납부를 독려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