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BYD·EV3 등 판매 늘어
유지비 절감 효과… 전환 가속화
ℓ당 2천원을 육박하는 기름값 앞에서 소비자들은 차량 구매를 미루지 않았다. 대신 ‘어떤 차’를 살지 고민을 바꾸기 시작했다.
7일 수원 권선구 도이치오토월드 내 BYD 전시장. 평일 낮시간임에도 점심시간을 활용해 차량을 둘러보거나 시승을 문의하는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출시 초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의심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분위기와는 달리 고유가가 이어지자 구매를 고민하는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난 모습이다. 이곳 관계자는 “일부 모델은 물량이 없어 지금 주문해도 한 달 이상 대기해야 하고 남은 모델도 전국적으로 10여 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최근 테슬라 차량을 구매한 성남시민 이준모(36)씨도 고유가 흐름 속 전기차 전환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씨는 “휘발유 차량을 탈 때는 한 달 주유비가 20만원을 넘기기도 했지만 전기차로 바꾼 뒤에는 10만원 내외로 줄었다”며 “중동 전쟁 이전에 구매해 비교적 빨리 받았지만 주변 전기차 커뮤니티에서는 주문이 밀려 출고가 지연됐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실제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휘발유 차량 등록 대수는 17만1천764대로 전년 동기(19만6천127대) 대비 12.4%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기차는 3만3천482대에서 8만3천529대로 149.5% 급증했다.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합산한 친환경 차량 등록 대수는 19만2천696대로 휘발유 차량을 2만대 이상 넘어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6만대 가까이 뒤처졌던 점을 고려하면 시장의 중심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흐름이다.
국내 차종별 흐름을 살펴봐도 판매 순위 상위권 모델 중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전기차인 기아 EV3(54.6%)와 현대 아이오닉 5(110.1%)로 나타났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전년 동기 대비 334.8% 증가하며 전기차 수요 확대를 주도했고 BYD 역시 빠르게 판매를 늘리며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BYD의 1분기 등록 대수는 3천968대로 전년 동기 61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시장 진입 초기 단계에서 급격한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고유가 부담이 커질수록 유지비 절감 효과가 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의 전환 흐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인프라 대응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난해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극복한 전기차가 고유가 현상과 맞물리며 판매가 다시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전력 공급 측면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원자력과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고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송전망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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