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탐지·제거 활동에 민간 참여를 넓혀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거둘 취지로 제정된 법령이 민간 참여 자격을 과도하게 제한해 취지에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뢰유실로 인명사고가 잦은 경기북부지역에서는 지난 4일 UN ‘지뢰인식과 지뢰제거활동 국제지원의 날’을 맞아 이같은 논란이 재점화됐다.
8일 경기북부 지뢰관련 민간 기관·단체들에 따르면 ‘지뢰제거 등 지뢰대응활동에 관한 법률(지뢰대응활동법)’은 군사적으로 필요없게 된 지뢰를 안전하게 탐지·제거할 목적으로 마련됐으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비, 인력, 자본 등을 갖춘 법인 또는 단체가 지뢰 탐지·제거를 대행할 수 있도록 한다.
그간 군이 관장하던 지뢰 탐지·제거 업무 일부를 자격을 갖춘 민간에 넘겨 군의 부담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그러나 문제는 자격 기준이 장비나 인력, 자본금 등 대행기관의 규모에 치우쳐 오히려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지뢰 탐지·제거 활동을 위축시켜 사고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뢰 탐지·제거 대행 법인이나 단체 조건을 갖추려면 통상 자본금이 최소 5억원이 넘어야 하고 사무실 외에 각종 규격 장비에다 일정 교육기간을 이수한 실무 경력자들을 다수 두고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해 해당 자격 기준이 현실에 맞지 않고 과도하며 비용 상승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지뢰 관련 단체 관계자는 “지뢰 탐지·제거 대행법인은 장비와 인력 유지·관리에 많은 비용이 들어 지뢰 탐지·제거 단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26년간 현장 경험을 가진 한 전문가는 “지뢰 탐지·제거에 중요한 건 지뢰 매설 현장에서 50발 이상 탐지·발굴 경험을 가진 전문가의 현장통제”라며 “아무리 좋은 장비와 많은 인력을 투입하더라도 이 조건을 갖추지 못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현행 자격기준을 형식적 조건에서 현장 능력 중심의 전문성으로 조정해 민간 분야에서 지뢰 탐지·제거 활동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지뢰제거연구소 관계자는 “지난해 발효된 ‘지뢰대응활동법 시행령’에는 다소 모순된 조항이 담겨 있다”며 “현행 기준에 따라 대행 법인·단체를 선정할 경우 오히려 비용이 상승하거나 비효율적일 수 있어 현실에 맞게 능력 중심의 자격요건으로 개정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의정부/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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