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40만가구 공급 계획 확정
물량 충분하나 싸게 공급 미지수
건축비 급등·분양가 역전현상도
비싼 신규 보다 할인 미분양 유리
이재명 정부서 2차례 공급대책이 발표되며 ‘수도권 140만호’ 공급 계획이 확정됐다. 수도권 일대 착공·준공 물량이 연간 20만호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28만호 수준의 공급 계획은 물량 면에서 충분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만 수요층들은 ‘싸게 공급될까’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이후 건축비가 급등하며 2025년 본청약 당시 분양가가 15~18% 급등한 바 있다. 향후 공공이 주택 공급을 주도해도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의 보금자리주택지구(그린벨트 해제) 형태의 반값 아파트처럼 싼 분양가 책정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현 정부는 필지 별 토지 매각을 배제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 주도 공급 정책을 추진 중이다. 과거 공공에서 주도할 경우 민간 대비 크게 낮은 분양가 수준을 책정했지만, 앞으로는 공공에서 공급하는 아파트도 수요층 체감상 분양가가 싸다고 느끼기는 어려워 보인다. 공공택지 내 분양가상한제에 적용되는 기본형건축비가 매년 인상 경로에 있기 때문이다. 기본형건축비는 매년 3·9월에 정기 고시되며 건축비 요소들이 단기 급등할 경우 비정기 고시가 추가된다. 2021~2025년 최근 5년 새 기본형건축비 상승 흐름을 살펴보면 매년 3~6% 수준의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누적으로는 25% 이상 올랐다. 국민평형 기준으로 과거 5억원 수준이었던 공공의 아파트 분양가가 5년 새 땅값 인상을 제외한 건축비 부분만으로 1억원 이상(6억원 이상으로) 뛰었다는 의미다.
공공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체 공급량의 80% 이상을 책임지는 민간의 분양가 급등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부동산R114 조사에 다르면 서울 지역의 평균 분양가는 2021년 당시 3.3㎡ 당 2천799만원 수준이었지만 2025년에는 5천131만원으로 83% 급등한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2024년부터는 분양가가 주변 평균 매매시세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17개 대부분 지역서 역전이 일어난 가운데 서울 분양가의 매매시세 추월은 2018년 이후 6년만이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2025년 기준 전국과 서울에서의 3.3㎡ 당 평균 아파트 분양가는 각각 2천93만원과 5천131만원을 나타낸 반면, 평균 아파트 매매시세는 전국 2천37만원, 서울 4천830만원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더 자세히 살펴보면 공공택지 위주로 공급되는 세종시를 제외한 16개시도에서 분양가가 매매시세를 역전했다. 2024년 역전한 이후 2025년 현재까지 동일한 흐름이다. 2025년 기준 전국 평균 아파트 분양가는 시세 대비 3.3㎡ 당 56만원, 서울이 301만원 비싸며 동일 기준으로 개별 지역들의 3.3㎡ 당 분양가와 시세의 편차(분양가-시세)를 살펴보면 ▲대구 1천715만원 ▲부산 1천601만원 ▲울산 1천20만원 ▲광주 781만원 ▲대전 769만원 ▲경북 731만원 ▲제주 705만원 등 주로 지방을 중심으로 가격 편차가 크게 벌어진다. 특히 지방은 건축비와 조달금리 등의 원가부담이 수도권과 동반해 급격히 올랐지만 미분양주택이 대거 누적되면서(2026년 2월 지방 기준 4만8천379호) 지방 지역 건설사들이 이중고에 빠진 상황이다.
지방 수요자 입장에서는 높아진 분양가에 청약통장을 쓰기 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존 아파트나 할인하는 미분양에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건설사들이 처한 상황이 이러함에도 앞으로도 분양가가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조차 매년 3월·9월 기본형건축비 정기 고시에서 큰 폭의 인상에 나서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환율 급등(원화가치 하락)에 따라 수입하는 건축자재와 물류비 등도 오름세라 2026년에도 공공택지, 민간택지를 불문하고 전국적인 분양가 상승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즉 정부 공급 정책으로 많이 공급한다고 해도, 혹은 일정이 틀어져 적게 공급한다고 해도 분양가 상승의 현실 앞에서는 딜레마에 빠지는 구조다. 이에 최근 새로운 주택 유형인 ‘반값 아파트’ 공약들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곳곳서 쏟아지지만 소유권도 절반만 인정하는 형태라는 점에서 가야 할 길은 멀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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