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관 버티는 방파제 역할 ‘평택세관 사명’

관세행정 핵심 거점… 지역 안전까지 챙겨

독자적 조직 역량 강화로 국민 일상 보호를

민희 평택직할세관장
민희 평택직할세관장

최근의 중동 정세 불안은 더 이상 뉴스 속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나프타와 원유 등 주요 원자재 수급 불안이 제조업 전반을 흔들고 있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까지 예측 불가능하게 전개되는 등 글로벌 교역 환경이 극도의 불확실성 속으로 빠져들면서, 자동차·반도체·철강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산업 전반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수출은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동력이다. 이러한 근간이 흔들리면 공장이 멈추고 일자리가 줄어들며, 결국 국가 경제 전체의 위기로 직결된다.

이런 위기의 시대에 세관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흔히 세관은 공항이나 항만에서 짐을 검사하고 세금을 징수하는 기관으로만 떠올리지만, 오늘날의 세관을 전통적인 역할에만 국한해 바라보는 것은 맞지 않다.

불법·불공정무역을 차단해 우리나라 수출입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경영난에 처한 기업에는 납부기한 연장과 관세 환급 등 신속한 세정지원으로 기업의 숨통을 틔워준다.

또한 마약 등 사회안전 위해 물품이 국경을 넘지 못하도록 밤낮 없이 감시하는 것이 현재 세관의 진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실제로 이번 중동 사태로 인해 중동 노선이 막혀 돌아오는 유턴물품에 대해 24시간 신속통관을 지원하고, 나프타·원유 등 주요 물자의 수급 상황을 매일 점검하며 공급망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이러한 역할의 연장선이다.

국민 경제에 닥친 위기를 함께 버티는 방파제 역할, 그것이 오늘날 세관에 요구되는 사명이며 세관에게 부여된 임무다. 경기도 평택당진항은 1986년 국제무역항으로 개항한 이래 눈부신 속도로 성장해, 이제는 어느덧 대한민국 ‘3대 국책항만’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연간 1억t이 넘는 수출입 화물이 오가며 자동차, 반도체 원부자재, 원유·나프타의 주요 관문이기도 하며, 친환경 수소항만으로의 전환까지 준비하며 중부권 중심 항만으로 대한민국 물류의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이 치열한 성장의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바로 평택직할세관이다.

1980년 6명의 작은 조직으로 시작한 평택세관은 2009년 전국 유일의 관세청 직할세관으로 도약하였고, 이제는 230명이 넘는 직원이 일하는 조직으로 성장함과 더불어 2024년부터는 충남 서산·홍성·태안·당진까지 관할구역이 확대되어 사실상 경기 남부와 충청권 전역을 아우르는 관세행정의 핵심 거점이 되었다.

수입자동차 반입의 95%, 전체 해상 특송물품의 절반 이상을 처리하며 각각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지난해 연간 13조원의 세수를 징수하며 전국 3위를 기록했다. 평택당진항의 수출입 물동량이 증가하는 만큼 평택 세관이 해야할 업무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54개 수출입 기업에 납기연장 등 약 7천700억원의 세정지원을 통해 경영 안정을 도왔으며, 글로벌 K-브랜드 인기에 발맞추어 K-뷰티 및 K-푸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육성·지원하는 수출지원 세미나 개최와 맞춤형 컨설팅도 이어가고 있다.

평택직할세관은 공항·항만·내륙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국내 유일의 세관으로서, 마약단속 전담팀 운영과 공항만 통합 우범여행자 분석체계 구축을 통해 지역사회 안전까지 챙기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의 조직 체제와 규모로는 폭증하는 업무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서울·부산·인천 등 광역 거점 세관에 버금가는 물동량과 세수 규모임에도, 이에 걸맞은 조직 권한과 인력 확충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평택당진항이 성장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하는 평택직할세관이 제 역할을 온전히 다할 수 있도록 규모와 역할에 걸맞은 독자적인 조직 역량을 갖춰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 수출 경쟁력의 최전선을 지키고 국민의 일상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일 것이다.

/민희 평택직할세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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