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동물 좌초 대응… 나아가야 할 방향은

 

신고 들어와도 출동 여건 안돼

그대로 바다에 버려지기 일쑤

기관간 연계 시스템 개선 필요

지난달 초 플랜오션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해양동물 좌초 대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고 현재 시스템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지난달 초 플랜오션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해양동물 좌초 대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고 현재 시스템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플랜오션은 지난달 자원봉사자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좌초된 해양동물을 발견했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 교육하기 위해서다. 이날은 조직적 대응 체계의 필요성과 더불어 자원봉사자 네트워크 훈련, 대응 네트워크 조직 운영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각자의 경험을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영란 플랜오션 대표는 “해양동물이 육지로 올라온 경우 누군가 현장을 나가야 하는데, 신고가 들어와도 곧바로 나갈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다보니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며 “상괭이가 매년 1천마리 이상 죽지만 신고 건수도 점점 줄어들어 상황이 더욱 안 좋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민 유원영씨가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거제에서 어업을 하고 있는 유씨는 아쿠아리스트로 활동하던 경력을 살려 해양동물 돕기에 나섰다. 유씨는 “거제 쪽에는 상괭이가 1년 내내 꾸준하게 보인다. 실제로 바다에 나가서 보거나 좌초된 상괭이들도 종종 보게 된다”며 “어민들에게 좌초되거나 혼획되는 상괭이를 신고할 만한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시간과 품이 적잖이 들어가는 일이다보니 꺼리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백령도에서 물범을 관찰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박정운 인천녹색연합 생태보전실장은 실제 기록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좌초 대응에 대한 경험을 꺼냈다. 그는 보통 1년에 한 건에서 두 건 정도 좌초된 물범이 발견돼 신고가 들어오기도 하고 상괭이도 떠밀려온다고 설명했다. 2024년에는 밍크 고래가 좌초돼 기록에 남기기도 했다.

박 실장은 과거에 비해 좌초된 해양동물을 발견했을 때 지역사회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며 해안가로 오는 해양동물들은 기본적으로 확보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양동물 한 마리가 죽었을 때 여러가지 사안들을 파악하고 정보를 쌓아나가야 하는 작업들은 녹록지 않다. 박 실장은 “해양동물이 좌초돼 떠밀려 오더라도 쉽게 조사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되다보니 서해 중북부 지역의 해양생태 정보를 더 알지 못하게 되는 점이 아쉽다”고 전했다.

우리나라는 좌초되거나 혼획된 고래가 발견됐을 때 해양경찰에 먼저 신고하도록 돼 있다. 국내에 12개의 구조 전문 치료기관들이 있지만, 전문가가 현장으로 곧바로 나가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해양동물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정확하게 판단하고 이후 대응 순서에 맞춰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여러 정보의 습득과 지식, 경험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해양동물 좌초 대응 시스템이 개선돼야 하는 이유다.

장수진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MARC 대표는 “전문가 혹은 최소한의 준전문가 풀이 지역별로 촘촘하게 만들어져 1차적으로 구조·치료에 대한 상황 판단을 하고 기관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며 결국 정부와 지자체들이 의지를 가지고 나서줘야 하는 지점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구민주·김주엽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