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앞두고 비수도권 유치전 과열
국회의원 등 지역정치권 협력 필요
인천시가 ‘국가정책 일관성 훼손’ 등의 논리를 들어 인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움직임에 반발, 공식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5극3특’ 등 정부의 비수도권 우대 기조가 확고한 만큼, 중앙부처 및 지역 정치권과의 협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9일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 동향을 공유하고, 인천 소재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막기 위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지방 이전이 거론되는 인천의 주요 공공기관은 한국환경공단, 국립환경과학원, 항공안전기술원, 극지연구소 등이 있다.
그동안 인천시는 인천 소재 공공기관 이전이 확정된 단계가 아닌 만큼,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기에는 시기상조(3월18일자 1면 보도)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 몇 주 사이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의 인천 공공기관 유치전이 과열되면서, 이제는 적극 방어에 나서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정했다.
인천시는 관련 법령 위배 및 국가정책의 일관성 훼손을 대응 논리로 내세운다. 특히 한국환경공단과 국립환경과학원 등이 입주해 있는 인천 서구 ‘종합환경연구단지’는 정부가 수도권쓰레기매립지 환경 피해 보상 차원에서 조성한 뒤 국가 환경 분야 핵심 기관을 채워 넣은 곳이다. 이 취지에 맞춰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지방분권균형발전법) 시행령에는 ‘수도권 안의 폐기물 매립지에 있는 기관’은 지방 이전 대상 공공기관에서 제외한다고 명시돼 있다.
기관 특성이나 재정 낭비를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이전 논의’에 인천시는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국가 차원의 항공산업 및 실증 기반과의 연계가 필수인 항공안전기술원, 원활한 극지 활동 지원 및 해외 연구진과의 교류가 중요한 극지연구소는 인천국제공항이 있기에 인천에 설립된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또 이미 인천에 구축된 특수시험장비 등 첨단 인프라를 내버려 두고 지방에 다시 조성하는 것은 ‘중복 투자’로 볼 수 있다. 특히 극지연구소는 국비 913억원을 투입해 건물 3개동을 인천에 건립했다.
인천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정부의 ‘비수도권 우선 정책 기조’에 배치된다. 인천시의 구상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일정 부분 성과를 내려면 중앙부처 등을 상대로 ‘왜’ 이 기관들이 균형발전 논리를 넘어 수도권(인천)에 남아야 하는지를 설득하고, 국회와 소통해 이러한 예외 사항을 법제화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구체적으로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혁신도시법)을 비롯한 관련법에 대통령령으로 정한 공공기관은 혁신도시나 지방 이전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명시하는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
인천시 관계자는 “아직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이전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이라 어떤 기관들이 이전 대상에 포함될 지 윤곽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인천시도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시행령만으로는 불안정한 만큼, 공공기관 특성을 고려해 이전이 불필요한 기관은 국회가 법으로 정해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국회의원 등 지역 정치권과 상의해 볼 계획”이라고 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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