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 기준·방법 확실치 않아 ‘난항’
간이시약, 법적인 증거 능력도 없어
“기준 애매하면 본래 취지 못 살려”
경찰이 빈번해지는 약물운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관련 법을 강화했지만, 단속 기준과 방법이 모호해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이달 2일 약물운전의 처벌 수위와 단속 기준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개정안은 약물운전의 처벌 수위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높였다.
단속 방식도 강화됐다. 개정안은 약물운전 의심 차량을 발견할 경우 정차시킨 뒤 육안으로 확인하는 현장 평가(보행·서기)와 간이시약 검사, 소변 또는 혈액 검사 등 3단계에 거쳐 약물운전 여부를 확인하게 했다.
문제는 운전자의 약물 복용을 판단하는 방법이 확실치 않아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단속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앞선 두 단계인 현장평가와 간이시약 검사는 법적인 증거 능력도 없을뿐더러 정확한 측정 지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른 약물운전 단속 대상에 속하는 약물은 500여종에 달하지만, 타액을 이용한 간이시약 검사는 코카인, 대마, 메스암페타민 등 10종만 가려낼 수 있다.
간이시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더라도 현장평가 등 경찰관 판단 하에 소변 및 혈액 검사를 요구할 수 있지만, 강제력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도내 한 경찰관은 “운전자가 소변이나 혈액 검사에 불응하더라도 앞선 두 단계에 응했기 때문에 약물운전측정불응죄는 적용하기 어렵다”면서 “결국 약물을 복용했다고 보는 약물운전 혐의로 체포나 입건해야 하는데, 간이시약 검사와 현장평가에서 명확히 판단이 서지 않을 경우 이 혐의를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도우 경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법을 강화하더라도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애매하다면 본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 간이시약 검사 키트의 정확도를 높이는 등 법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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