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농가들, 에너지 전환 바람

수냉식 히트펌프·수막 재배 등

초기비용 걸림돌… 보조금 시급

인천 계양구에서 토마토 농장을 운영하는 이완수(59)씨는 3년 전 수냉식 히트펌프를 설치했다. 재래식으로 보온 이불을 직접 덮어가며 하우스 온도를 조절하던 방식에 한계를 느꼈고, 매년 되풀이되는 등유 가격 부담을 덜기 위해서였다.

이씨는 “최근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요동치고 있지만, 등유 대신 수냉식 히트펌프 난방방식을 선택한 덕분에 고유가 타격을 피할 수 있었다”며 “난방비 절감은 물론이고 온도 관리의 편의성 측면에서도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최근 중동 분쟁 등 국제 정세 불안으로 등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시설(하우스) 농가들 사이에서 ‘에너지 전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난방에 주로 사용됐던 면세 등유 대신 전기나 지하수를 활용한 친환경 난방 시스템을 도입해 비용 위기를 극복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등유 난방의 보조 수단으로 전기 난방을 도입하거나 지하수 열을 압축해 온풍을 만드는 수냉식 히트펌프, 지하수를 비닐하우스 지붕 위에 뿌려 보온·단열 효과를 높이는 수막재배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시설 농가들이 난방 열원 교체에 나서는 이유는 면세유의 가격 변동성 때문이다. 국제 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유와 달리 전기나 지하수를 활용한 시설 난방은 비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또 정밀한 온도 제어가 가능해 작물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고, 수동 난방 관리에 투입되던 노동력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인천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등유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추세로, 농업인들은 운영비에 대한 어려움을 가장 많이 호소한다”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전기 난방이나 수냉식 히트펌프, 수막 재배 등 친환경 난방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높은 초기 설비 투자비는 보급 확대의 걸림돌이다. 당장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영세 농가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와 자치단체 차원의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기도의 한 화훼협회 관계자는 “등유 가격 인상으로 부담이 크지만 당장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열 전환 설비를 설치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자치단체와 정부가 설치 보조금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유진주·윤혜경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