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입했지만 진정 기미 안보여
식료품 도매업, 직접배송 등 중단
화물연대, 고속도 심야 통행료 면제
추경안 ‘관련 업종’ 지원책 안담겨
인천지역 기름값이 2천원대 돌파를 눈앞에 뒀다.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했음에도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배달·택배 등 생활물류업계의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2일 기준 인천지역 휘발윳값은 ℓ당 1천992.45원, 경윳값은 1천985.08원으로 각각 집계돼 2천원을 목전에 뒀다. 인천의 기름값이 가장 최근 ℓ당 2천원을 기록한 건 2022년 7월17일이었다. 당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두 달 가까이 2천원대를 유지한 바 있다.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라는 점에서 4년 전과 흡사하지만, 올해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정부가 30년 만에 처음으로 기름값에 직접 개입하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세 차례에 걸쳐 발표하고 유류세 인하 기간을 연장했음에도 가격이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지난 10일 0시부터 적용된 3차 최고가격제는 2차와 같은 상한선(휘발유 ℓ당 1천934원, 경유 1천923원, 등유 1천530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인천지역을 비롯한 전국 평균 기름값은 최고가격제 발표 이전보다 더 올랐다. 정부가 지난달 27일 유류세 인하 폭을 휘발유의 경우 7%에서 15%로, 경유는 10%에서 25%로 확대하는 감면 카드를 사용했지만 중동전쟁 장기화에 그 효과가 반감되는 모양새다.
기름값이 계속 오르면서 화물·택배·배달 등 생활물류업계가 감당해야 할 비용 부담도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차량이나 배달 오토바이를 운행하는 데 들어가는 유류비용이 늘다 보니 배달을 줄이거나 요금을 올리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식료품 도매업체를 운영하는 이준형(48)씨는 “주 고객인 식당이나 동네 마트 등에 그동안 물건을 직접 배송했는데, 2주 전부터 중단했다”며 “기름값이 지난달 크게 올라 배송을 하면 손해가 발생한다. 고객들이 물건을 직접 가지러 오면 가격을 조금 깎아주는 게 차라리 남는 장사”라고 했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도 지난 9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가 폭등에 대한 화물노동자의 유류비 부담을 정부 차원에서 덜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화물연대본부는 25t 대형 화물차 기준으로 ℓ당 300원이 오를 경우 화물노동자들이 추가로 부담하는 유류비가 월평균 120만원을 넘는다고 주장했다. 화물노동자들의 생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고속도로 심야 통행료 면제’ ‘유가보조금 및 유가연동보조금 재원 확대를 위한 입법 추진’ 등을 요구했다.
국회가 지난 10일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을 뼈대로 하는 26조2천억원 규모의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가운데 생활물류업종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큰 틀에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긴급경영안정자금을 2천억원 추가 투입하는 내용만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 관계자는 “추경안 세부 계획별로 예산 배정이 결정되고, 시와 군·구별 부담비율 협의를 거쳐야 지자체 차원의 구체적인 지원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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