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과 달리 민간장소 발생

퇴직 진행… 현장 사라질까 불안

화재로 23명이 숨진 아리셀 참사 현장이 사유지인 데다 추가 붕괴 우려로 인해 경기도가 업체 허가 없이 유해 수습에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다. 사진은 13일 화성시 서신면 아리셀 공장이 방치되고 있는 모습. 2026.4.1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화재로 23명이 숨진 아리셀 참사 현장이 사유지인 데다 추가 붕괴 우려로 인해 경기도가 업체 허가 없이 유해 수습에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다. 사진은 13일 화성시 서신면 아리셀 공장이 방치되고 있는 모습. 2026.4.1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희생자 다수의 유해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아리셀 참사 현장(4월8일자 7면 보도)이 지워질 위기에 처했다. 최근 회사가 희망퇴직·정리해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결국 공장 매각 수순을 밟아 현장 자체가 사라질 것이란 위기감이 유가족 사이에 팽배하다.

13일 오전 화성시 만세구 전곡산업단지 한 공장 옆 철망 울타리에 파란 리본 20여개가 바람에 나부꼈다. 지난 2024년 6월24일 발생한 화재로 23명이 목숨을 잃은 ‘아리셀 참사’ 현장이다.

화재가 발생한 공장에 맞닿아 있는 철망 울타리에 파란 리본과 함께 하얀 국화꽃이 매달려 있었다. 국화는 오랜 시간이 흐른 것을 보여주듯 메말라 있었다. 울타리 반대편엔 개나리꽃이 만개해 시든 국화와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아리셀 참사 현장인 공장은 접근이 통제된 상태다. 사유지라 출입이 어려울 뿐 아니라 건물 추가 붕괴 우려로 여전히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었다. 일반인이 건물을 드나들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 역시 이곳을 출입하기가 힘들다.

13일 오전 찾은 화성시 서신면 아리셀 공장. 공장에 맞닿아있는 철망 울타리에는 파란 리본과 함께 하얀 국화꽃들이 매달려 있었다. 2026.4.13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13일 오전 찾은 화성시 서신면 아리셀 공장. 공장에 맞닿아있는 철망 울타리에는 파란 리본과 함께 하얀 국화꽃들이 매달려 있었다. 2026.4.13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이런 이유로 자기 손으로라도 유해를 수습하고 싶은 유가족의 바람은 이뤄질 수가 없다. 특히 아리셀이 희망퇴직과 정리해고 절차를 밟는 것으로 전해져 유가족은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공장이 매각돼 부지가 새로운 업체에 통째로 넘어가면 영영 유해 수습의 길이 막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 경찰과 지자체 어느 쪽도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수사가 일단락된 만큼 원칙적으로 유해 수습에 관여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고 경기도 역시 사유지이기 때문에 업체 허가 없이 유해수습을 도울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제주항공 참사의 경우 국가가 관리하는 시설에서 사고가 발생해 관리 주체가 명확했고 유해수습이 가능했다. 국가, 지자체 모두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유가족들은 유해 잔해만이라도 찾기를 고대하고 있다.

권미정 아리셀중대재해참사대책위원회 집행위원은 “(정부, 지자체) 어디서라도 책임감을 갖고 추가로 유해 수습에 나서야한다”며 “지휘 체계가 없다보니 유해 수습이 더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