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할 때 재산분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협의이혼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이혼 후 전 배우자가 갑자기 사망해버리면, 남겨진 배우자는 더 이상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하여 대법원은 지난 1월15일 중요한 결정(2024스876)을 내렸다.
지금까지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 당사자 사이에서만 행사할 수 있는 이른바 ‘일신전속적 권리’로 이해되어 왔다. 이 때문에 상대방이 사망하면 재산분할청구권도 함께 소멸하고, 그 상속인들을 상대로 청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실무와 학계에서 통설처럼 굳어져 있었다.
그런데 이번 대법원 결정은 재산분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와 ‘상대방이 부담하는 의무’로 분리하여 접근했다.
즉, 재산분할청구권이 일신전속적 권리라는 기존 입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관계를 청산하는 성격이 강한 재산분할 의무만큼은 상속인에게 당연히 승계된다고 선언한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협의이혼 후 전 배우자가 사망하더라도 생존한 전 배우자는 망인의 상속인(자녀 등)을 상대로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실무상 주의할 점이 있다. 이혼을 알게 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청구해야 하는 제척기간을 반드시 지켜야 하고, 협의이혼 당시 이미 재산분할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가 있었다면 추가 청구가 제한될 수 있다.
또한 망인의 상속인 입장에서는 전 배우자의 재산분할청구가 상속재산에 대한 채무로 작용하여 상속분이나 유류분 계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상속 문제를 처리할 때 이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번 대법원 결정은 종전에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던 쟁점을 처음으로 선언적으로 확립한 것으로서, 이혼과 상속이 교차하는 실무 영역에서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김정준 법무사·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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