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6 : 5 LG (전용주 승) / 3.29(일) 잠실

개막전 승리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마법사들은 잠실벌을 가득 메운 만원 관중 앞에서 지난해 우승팀의 자존심을 다시 한 번 무너뜨렸다. 그 중심에는 허경민이 있었다.

kt wiz는 하루만에 선발 라인업을 조정했다. 전날 지명타자로 출장했던 이정훈 대신 장성우를, 2루수는 류현인 대신 김상수를 기용했다. 이정훈과 류현인은 전날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격감이 좋았지만, 이강철 감독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장성우는 1회초부터 큼지막한 2루타를 날리며 초반 기선제압에 일조했고, 김상수 역시 3개의 안타를 좌·중·우 방향으로 고르게 때려내며 노장은 죽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kt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시작부터 거세게 LG 트윈스를 압박, 1회초에만 8번 타순까지 공격을 펼치며 3점을 먼저 얻었다. 그러나 득점 지원에도 선발 소형준은 특유의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3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치며 2개의 볼넷과 7개의 안타를 허용, 3실점 후 강판됐다.

이어 4회에 등판한 손동현도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다. 피안타는 없었지만 볼넷을 무려 4개나 내주며 2실점, 한 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김민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6회초 5-5 동점을 만든 허경민의 2점 홈런은 역전의 신호탄이 됐다. 이날 3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한 허경민. 2026.3.29 /kt wiz 제공
6회초 5-5 동점을 만든 허경민의 2점 홈런은 역전의 신호탄이 됐다. 이날 3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한 허경민. 2026.3.29 /kt wiz 제공

넘어간 분위기를 되찾아 온 건 허경민이었다. 전날 3안타를 친 것도 모자라 이날도 3안타를 몰아치며 사회인 야구에나 있을 법한 7할대 타율을 유지했다. 특히 6회초 벼락같은 2점 홈런으로 5-5 동점을 만들며 역전의 신호탄을 쐈다.

김민수·한승혁·전용주로 이어진 불펜이 실점 없이 버텨준 덕에 결국 6-5 역전승을 일궈냈다. 안산공고 선배인 김광현의 등번호(29번)를 달고 재도약을 꿈꾸는 전용주의 피칭이 특히 인상 깊다. 8회초 눈 야구의 대명사 홍창기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이대로만 해준다면 귀하디 귀한 좌완 불펜의 갈증도 해소될 수 있겠다. 개막 두 경기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보니 김광현의 향기가 나는 것도 같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