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땅 옆에 두고 ‘선진포항 포화’… 해답은 속도전
추진위·옹진군·해군 28일 간담회
460m 길이, 관광객 증가로 ‘혼잡’
철거 최소 2년·국가어항 용역 반영
수년 소요 전망… 조속 절차 필요
인천 서해 5도에 속하는 대청도의 ‘옛 해군기지’를 다목적 부두로 이용하길 원하는 섬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군, 국방부, 해양수산부, 옹진군 등이 해군기지로 쓰였던 부두를 주민들에게 반환하기 위한 논의를 본격화해 주목된다. 각 기관과 주민들의 지속적인 협력 여부가 기지 반환 시기를 앞당기는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섬 주민들이 꾸린 ‘대청도 해군기지 반환 추진위원회’와 옹진군, 해군 등은 오는 28일께 대청도 옛 해군기지(대청면 대청리 1-4번지 일대) 현장을 둘러보고 부지 반환 절차와 향후 활용 방안 등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옛 해군기지는 대청도의 국가어항인 선진포항 바로 옆에 있다. 지난 2014년께부터 쓰임을 다하고 빈 공간으로 방치돼 있다. 주민들은 선진포항의 포화로 추가 부두시설이 필요하다며 옛 해군기지를 국가어항으로 개발하길 원하고 있다.
■ 선진포항 포화 상태 심각…주민 불편 커진다
선진포항 부두는 약 460m 길이로, 폭 5~6m의 아랫길과 4~5m의 언덕길로 도로가 나눠져 있다. 여객선과 어선, 관공선, 화물선 등이 몰릴 때는 사람과 차량이 섞여 부두가 매우 혼잡해진다. 이에 대청면사무소가 부두 아랫길과 언덕길의 차량 통행을 일방통행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시도했지만, 어민 등의 불편 민원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특히 인천시의 ‘아이바다패스’(여객선 요금 1천500원) 정책으로 섬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선진포항의 혼잡도가 더 커졌다. 지난해 기준 백령항로(인천~소청~대청~백령) 이용객은 36만5천249명으로, 전년(29만6천655명) 대비 23% 늘었다. 오는 2028년 차량을 실을 수 있는 2천600t급 대형여객선이 백령항로에 추가 취항하면 선진포항의 포화는 더 심해질 전망이다.
해군은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옛 해군기지 땅 등에 대한 반환 절차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12월 옛 해군기지의 예비기지 지정을 해제했고, 앞으로는 옛 해군기지 내 건물과 시설 등을 철거하는 일이 남았다. 이후 국방부가 옛 해군기지의 용도를 폐지하고 해당 부지를 재정경제부에 반납해야 한다.
■ 대청 주민들 “옛 해군기지, 내년 상반기 조속한 철거를…”
문제는 ‘시간’이다. 옛 해군기지 철거까지 최소 2년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 해군이 추산한 옛 해군기지 철거 비용은 약 8억원이다. 국방부 예산편성 지침상 ‘3억원 이하’ 사업은 1년, ‘3억~10억원’ 사업은 2년으로 나눠져 사업비가 편성된다. 또 옛 해군기지 내 유류저장소를 철거하고, 상수도와 변전소 등 기반시설을 유지할 방안도 추가 논의해야 한다.
동시에 해수부가 내년 3~4월까지 진행하는 ‘국가어항개발 수정계획’ 용역에도 옛 해군기지 일대를 선진포항에 포함시켜 개발하겠다는 내용이 반영돼야 한다. 이후에는 국방부가 재경부에 넘긴 옛 해군기지 땅을 해수부가 받아 관련 예산을 편성해 주민들이 원하는 어항시설로 만들어야 한다. 이 같은 절차가 모두 차질 없이 진행돼도 수 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주민들은 그때까지 불편을 감수해야만 한다.
대청도 해군기지 반환 추진위원회는 지난 13일 배준영(국, 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의원실과 간담회를 열고, 국방부와 해양수산부 등 유관기관들의 협력체계가 이뤄져 옛 해군기지 개발이 제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과 관심을 요청했다. 서운용 대청도 해군기지 반환 추진위원장은 “선진포항은 이미 수용 한계를 초과해 안전사고 위험이 상시 존재하고 있으며, 사실상 임시 부두에 가까운 수준으로 무리하게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옛 해군기지 철거 비용을 예산에 반영하고 내년 상반기 내 조속한 철거가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준영 의원은 다음달 중 국방부, 해수부 관계자 등과 함께 대청도 옛 해군기지에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해법 마련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배 의원은 “2022년부터 꾸준히 대청도 옛 해군기지 철거 및 선착장 이용 등을 요구해 예비기지 지정 해제까지 이끌었다”며 “앞으로 국방부, 해양수산부를 비롯해 기획예산처, 재정경제부 등 재정당국과도 긴밀하게 협의가 필요하다. 노후 시설물 철거와 선착장 사용이 빠른 시간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가시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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