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차범위 1위” 홍보하는 후보들, 여론 왜곡 우려

 

접전시 우위 표기땐 언론사 제재

출마자들엔 제약 없어 오해 소지

단정적 표현 방지 별도 규정 부재

‘적합도 1위’ 써도 막을 근거 없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가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후보들의 해석이 제각각이라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사진은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설치되어 있는 선거 관련 조형물. 2026.2.2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가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후보들의 해석이 제각각이라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사진은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설치되어 있는 선거 관련 조형물. 2026.2.2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언론사는 안 되는데 출마자는 괜찮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가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후보들의 해석이 제각각이라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오차범위 내에서 후보들간 접전을 벌이고 있음에도 출마자들이 ‘후보 적합도 1위’ ‘지지율 선두’ 등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어서다.

접전 상황에서 어느 한쪽이 우위를 점하는 것처럼 표기할 경우 언론사는 관련 규정에 따라 제재를 받지만, 출마자들엔 이렇다 할 제약이 없는 상태다.

이 같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이중 잣대’가 출마자들의 홍보 과열을 부추기고 여론 왜곡 우려를 키운다는 지적이다.

선거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간 지지율 차이는 표본오차 범위를 벗어날 만큼 벌어져야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표본오차가 ±3.5%p인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7.1%p 이상이어야 유의미한 차이로 본다. 격차가 7.0%p 이하일 경우에는 어느 후보가 더 높은 지지를 받았는지 통계적으로 단정할 수 없고,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의 ‘인터넷선거보도 심의기준 등에 관한 규정’은 여론조사 결과를 해석할 때 정당이나 후보자 간 차이가 표본오차 범위 이내임에도 우열을 가르거나 서열화하는 등 단정적으로 표현한 보도를 불공정한 것으로 판단한다. 여론을 왜곡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은 정작 선거 출마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출마자에 대해선 이 같은 표현을 여론 왜곡으로 판단하는 규정이 없어서다. 이를테면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오차범위 내 1위’ 등의 표현을 사용하면 제재를 받는 언론사와는 달리, 출마자는 이런 표현에 대한 별다른 제약이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에서 있어 사실은 접전 양상임에도, 마치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처럼 홍보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견된다.

한 기초단체장 출마자는 자당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20.6%, 타 후보가 12.2%를 기록하자 ‘압도적 대세 확인’이라는 표현이 담긴 카드뉴스를 만들어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해당 여론조사는 표본오차가 ±4.4%p였는데, 두 후보의 격차는 8.4%p여서 표본오차 범위 내 경합인 상태였다.

또 다른 지역의 기초단체장 출마자 A씨는 자신이 12.4%, B 10.1%, C 8.9%, D 8.8%를 기록한 여론조사 결과를 홍보했다. 이 조사 역시 표본오차가 ±4.4%p로, 모든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었다. 그러나 A씨는 자신이 ‘후보 적합도 1위’라고 알렸다.

이에 대해 한 출마자는 “선거법상 문제가 없고, 승리가 절박한 상황에서 수치가 가장 높으면 1위라는 표현을 쓰게 된다”면서도 “표본오차 범위 내에서는 통계적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만큼,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선관위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측도 “표본오차 범위 내 조사 결과임에도 출마자들이 단정적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여론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면서도 “공직선거법상 이러한 표현을 왜곡으로 규정할 수 없어, 표본오차 범위 내에서 앞선 결과를 왜곡으로 보거나 제재할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마자들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단정적 표현을 예방하려면 공직선거법 개정이나 별도의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며 “표본오차 등 관련 정보를 기재하도록 점검하고, 리터러시 교육을 안내하고 있다. 이러한 표현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해명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