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높았던 교대, 이젠 외면 받는 시대

학생·학부모 등 선생님을 보는 시각 반영

서로 존중할 때 ‘배움의 장’… 잊지 말아야

황준성 경제부장
황준성 경제부장

최근 광주의 한 중학교에서 여교사가 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뉴스를 듣고 너무나 놀랐다. 심지어 교실에서 전치 2주의 상처를 입고 응급실에 실려 갔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한 달 뒤가 ‘스승의 날’인데 말이다.

어렸을 적 어른들이 커서 뭐가 되고 싶냐고 물어 봤을 때 나의 대답은 대부분 선생님이었다. 초·중·고 생활기록부의 장래희망란에도 고등학교 2학년을 제외하고 모두 선생님이 적혀있다. 부모님도 내가 선생님이 되길 바랐다.

그래서인지 대학과 학과를 선택할 때 지방의 교대 한 곳과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의 교육학과를 지원했다. 3개의 선택지 중 2개가 교육 관련이었다. 물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최종적으로 선택한 학과는 지금의 직업을 갖게 된 신문방송학이지만 말이다.

당시 교육학과는 합격했고 교대는 예비 순위에 머물렀다. 한 자릿수의 예비 번호지만 희망을 가지기엔 그때 교대 인기가 매우 컸다. 주위에서도 모두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나쁘지 않은 내신과 수능 성적이었지만 사실 나 자신도 알고 있었다. 교대는 상향 지원이었던 것을.

나에게 그렇게 높았던 교대가 이제는 외면받고 있다고 한다. 수시와 정시 모두 합격선이 큰폭으로 하락했고, 정시까지 마무리한 뒤에도 미충원 인원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종로학원이 최근 분석한 2025학년도 교대의 입시 결과를 보면 일부 교대의 경우 수시 일반전형 합격선이 6등급대였다. 심지어 국가보훈대상자 전형 등 일부 특별전형에서는 내신 합격선이 7등급대인 곳도 있었다. 나의 고등학교 시절엔 인문계 전교 1등도 쉽지 않다던 서울교대인데, 수시 일반 전형 합격선이 2025학년도에 2등급을 기록했다. 2024학년도 1.97등급에서 2025학년도에 2.10등급으로 하락한 것이다.

정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서울교대 정시 합격선은 환산 점수 80%컷 기준 2024학년도 621.74점에서 2025학년도 618.41점으로 3.33점 하락했고 같은 기간 춘천교대는 등급 기준 3.63등급에서 3.82등급으로, 광주교대는 국수탐 백분위 80%컷 기준 72.17점에서 68.33점으로 크게 낮아졌다. 수능 4등급 중반대까지 합격선이 내려간 셈이다.

특히 2025학년도는 전체적으로 교대 모집 인원이 전년에 비해 줄었고 일부 대학에서도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완화했음에도 벌어진 현상이다. 보통 모집 인원이 줄거나 수시 수능최저가 완화되면 합격선이 높아지는데 정반대다. 올해의 자료는 나오지 않았지만 별반 다르지 않을 듯싶다.

이는 학생, 학부모 그리고 사회가 선생님을 바라보는 시각이 반영된 탓으로 보인다. 스승이라 불리는 선생은 통상 학문적으로 덕망이 높은 사람 혹은 사회적으로 존경 받을 만한 사람을 지칭한다. 그래서 스승의 날도 우리나라 위인 중 한 명인 세종대왕의 탄신일에서 비롯됐다. 모든 선생님이 세종대왕처럼 존경받았으면 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옛말이 ‘스승은 그림자 빼고 다 밟힌다’는 말로 변질됐을 정도다. 당연한 결과로 선생님 10명 중 8명이 “다시 태어나면 하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다. 교직을 만족한다는 교사도 23.6%로 4명 중 1명꼴도 채 안됐다. 가슴 아픈 현실이다.

학생과 학부모는 교사를 존중하고 교사도 학생을 존중해야 배움의 장이 마련된다. 백년대계를 그리기 위해서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관계가 정립돼야 하는데 가장 기본인 서로의 존중이 그 밑바탕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매일 아침 초등학교 자녀와 등굣길을 함께하면서 하는 말이 있다. “오늘도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 어렸을 때 부모님께 들었던 말을 나도 그대로 하고 있다. “학교에서 공부 열심히 해라”라는 말 보다 나는 이 말이 더 좋다.

몇년 전부터 스승의 날을 핑계삼아 옛 선생님을 찾아 뵈며 술 한잔을 기울인다. 그 속에 오가는 내 학창 시절의 추억은 매년 새롭다. 올해도 안부 인사를 드려야겠다.

/황준성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