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들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가 지난 13일 배럴당 106.50달러를 기록했다. 전쟁 직전인 2월 27일 68.40달러보다 30달러 이상 높다. 동북아 LNG(액화천연가스)는 전쟁 전보다 무려 81%나 치솟았다. 중동발 고유가 충격은 1∼3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물가에 영향이 미친다.
동네 마트에서 1회용 비닐봉투가 사라지고 병원들은 주사기와 주사바늘, 장갑 등의 재고 부족으로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15일 0시부터 나프타에서 생산되는 에틸렌, 프로필렌 등 7개 기초 유분의 매점매석을 금지했다. 나프타는 석유를 증류하여 얻는 휘발성이 강한 액체 탄화수소 혼합물로, 석유화학산업의 핵심 원료이다. 또한 기초 유분 관련 여타 품목 가운데 수급 차질이 우려되는 원료나 제품이 추가로 확인되면 해당 품목을 추가로 매점매석 금지대상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특히 국민의 생명·보건, 생활필수품, 국방·안보 분야는 수급 불안 시 가장 먼저 수급조정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석유화학의 원료 및 제품은 의료, 생필품, 반도체 등 산업 전반에 널리 활용되는 만큼 수급 우려로 인한 공급망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정부는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매점매석 행위를 철저히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오는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4일 발표한 ‘2026년 4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중동전쟁 충격으로 세계경제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며 물가상승이 경기침체를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한국은 물론 지구촌 경제를 위협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잇따라 “아시아에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9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중동전쟁이 종료되더라도 글로벌경제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산 석유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주요국 중 가장 취약하다. 지난 2일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란 분쟁 이후 한국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은 국가는 없다”고 진단했다. 유가와 환율이 뛰자 3월 수입물가가 16% 폭등해 28년 만에 가장 높다. 경기 부진과 물가 등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하는데 곧 풀릴 민생지원금이 꿩 대신 닭이나 뛰는 물가를 더 자극한다. 민생과 직결된 물가관리에 총력경주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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