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 위해 시립박물관 간 ‘지계담’
묻혀있던 ‘황장’ 개항박물관 전시
“이제라도 지자체 관리 범위, 다행”
개항기 인천 무역을 이끈 한 화교의 훼손된 비석을 박물관이 넘겨받아 복원 작업을 하며 당대 관련 연구를 벌이기로 했다. 사라졌던 또 다른 비석은 관할 지자체인 중구가 찾아냈다.
개항장이 있던 지금의 인천 중구는 청일조계지에서 무역업을 했던 화교 상인들의 역사가 남아 있는 지역이다. 중구 신흥동 골목에 있던 ‘지계 담(地界 譚)’ 각석(비석)과 중구 내동 주택가에 있다가 사라진 ‘황장(皇庄) 비석’은 화교 상인들이 보유했던 토지나 묘지의 경계를 나타내는 유물이다. 최근 두 비석이 페인트칠로 형태가 훼손되거나 아예 자취를 감추며 지자체의 문화재 관리 소홀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1월7일자 6면 보도)
이 비석들이 훼손되거나 유실된 사실을 뒤늦게 인지한 중구는 지난 1월 국가유산청에 관련 신고를 하고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국가유산청의 지침에 따라 인천지역 박물관에 비석을 위탁 보관하기로 결정했다.
중구는 지난달 31일 굴착 공사로 검은색 페인트가 칠해진 ‘지계 담 비석’을 땅에서 뽑아낸 후 원형 복원을 위해 인천시립박물관에 인계했다. 박물관 측은 이 비석에 대한 보존 처리 작업을 하고, 비석의 주인으로 추정되는 화교 상인 담걸생(譚傑生·1853~1929)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담걸생은 개항기 청국 조계지에서 가장 큰 상점인 ‘동순태’를 운영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한 인물이다.
인천시립박물관 유물관리부 관계자는 “표면을 덮은 검은 페인트를 벗기기 위해 필요한 복원 절차를 확인하고 있다”며 “향후 전시 담당 부서와 협의해 화교 유적 전시에 비석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던 황장 비석은 인근 주택 철거 공사 중에 땅밑에 묻힌 것으로 파악됐다. 중구는 지난달 30일 굴착 공사로 이 비석을 찾아낸 후 인천중구문화재단이 위탁 운영하는 인천개항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중구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비석들이 있던 원래 자리에는 표지판을 설치해 비석이 지녔던 역사적 의미 등을 시민들에게 알릴 예정”이라며 “중구에 있는 개항기 유적들이 안전하게 보존될 수 있도록 관리 지침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주희풍 인천화교협회 부회장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비석들이 이제라도 지자체의 관리 범위에 놓이게 돼서 다행”이라며 “박물관에서의 전문적인 복원 절차를 통해 비석이 최대한 원형의 모습을 되찾았으면 한다”고 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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