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정비 태산인데, 발목잡는 수천억 예산

 

지역 하수관로 중 55,4%가 ‘노후’

내년부터 900억·3737억 필요한데

재정 여력 낮은 군·구 버거운 처지

인천에서 발생한 ‘싱크홀’(땅꺼짐)은 대부분 지하에 매설된 하수관로 손상이 주된 원인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지난해 4월 인천시 부평역 인근에서 땅꺼짐이 발생한 도로에 복구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인천에서 발생한 ‘싱크홀’(땅꺼짐)은 대부분 지하에 매설된 하수관로 손상이 주된 원인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지난해 4월 인천시 부평역 인근에서 땅꺼짐이 발생한 도로에 복구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인천에서 발생한 ‘싱크홀’(땅꺼짐)은 대부분 지하에 매설된 하수관로 손상이 주된 원인으로 밝혀졌다.

인천시와 각 군·구는 20년 이상 노후 하수관로에 대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막대한 비용 때문에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지난 9일 인천 서구 독정역 4번 출구 앞 도로에서 가로 5m·세로 1m 규모 땅꺼짐이 발생했다. 인천2호선이 놓인 도로 아래에는 지하수를 외부로 배출하는 관로가 있는데, 인천시종합건설본부는 이 관로가 파손돼 지반 침하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2월 21일에는 서구 서구청역 3번 출구 인근에서 폭 1.5m의 땅꺼짐이 일어났다. 해당 위치에서 30m 떨어진 서구청역 2번 출구 쪽에서도 지난해 12월 28일에 1m 폭의 땅꺼짐이 있었다. 상수도관 이음새 파열로 인한 누수가 원인이었다.

인천에서 잇따르는 땅꺼짐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8년 10건에 이어 2019년 8건, 그리고 2020년 20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21년 2건, 2022년 1건, 2023년 2건, 2024년 3건 등 뜨문뜨문 발생하다가 지난해 13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이달 현재까지 2건이 보고됐다.

지역별로는 서구가 18건으로 가장 많았고, 계양구 10건, 부평구 9건, 연수구 8건, 남동구·중구 각 6건, 미추홀구 3건, 강화군 1건 순으로 나타났다. 땅꺼짐 대부분은 구도심에 집중되는 특성을 보였다. 연수구의 경우 매립지인 송도국제도시에서 땅꺼짐이 주로 발생했다.

도심 내 땅꺼짐은 지하에 매설된 관로 파손 영향이 크다. 2018년부터 이달 현재까지 인천에서 발생한 총 61건의 땅꺼짐 가운데 하수관·상수관 손상이 각 16건·8건을 차지했다. 땅의 다짐 불량은 13건, 굴착공사 부실은 2건, 기타는 22건이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인천 등 전국에서 발생한 1천577건의 땅꺼짐 중 과반수에 달하는 729건이 하수관 손상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천시는 땅꺼짐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노후 하수관로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에 깔려 있는 하수관로 5천843㎞ 중 55.4%(3천237㎞)는 설치된 지 20년이 넘은 노후 하수관로다. 이마저도 2017년에 조사된 수치이기 때문에 현재는 노후 비율이 더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시와 각 군·구는 20년 이상 하수관로 중 83.1㎞를 선정해 2017년까지 1차 정밀조사를 마쳤다. 여기서 긴급보수(9.49㎞)와 일반보수(29.01㎞)가 필요한 구간을 순차적으로 정비했다. 또 2024년까지 2차 정밀조사를 진행해 20년 이상 하수관로 1천785.8㎞를 추가 점검했고, 이 중 긴급보수(129.2㎞)와 일반보수(274.7㎞)에 대한 정비계획을 세웠다. 현재 진행 중인 긴급보수는 오는 2028년까지 마치고, 일반보수는 2027년부터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예산이다. 2차 정밀조사에서 발견된 긴급보수 구간의 필요 사업비만 1천438억원에 달하는데, 당장 내년부터 9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노후 하수관로 정비에 지원되는 국비는 30%가 최대다. 인천시는 전체 사업비의 약 50%를 자체 부담하고 있지만, 재정 여력이 낮은 군·구 입장에서는 남은 20%조차 감당하기 버거운 처지다.

내년부터 계획한 일반보수 역시 총 3천737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해 재정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인천시 하수과 관계자는 “최대한 시가 예산을 부담하면서 긴급한 구간부터 정비하고 있다”며 “국민 안전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정부가 관련 국비 확대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