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자 검증 절차 허술함 악용

법·행정 보호장치 부족 목소리

플랫폼 측 “불법행위 엄중 대처”

당근마켓 캐릭터 ‘당근이’ /연합뉴스
당근마켓 캐릭터 ‘당근이’ /연합뉴스

당근마켓 등 개인 간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중고차 거래가 급증하는 가운데, 구매자 확인 절차의 허술함을 악용해 면허도 없는 미성년자가 차량을 손에 넣고 도로를 달리다 사고를 내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중간 마진 없이 차를 팔고 사려는 등 시장 규모가 커지는 만큼 구매자 확인 의무 부과나 명의 대여 제재 등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자동차관리법 등에 따르면, 자동차매매업자는 자동차를 팔거나 매매를 알선할 경우 이전등록 신청을 대행하고 중고차 성능·상태점검기록부도 매수인에게 고지해야 한다. 반면 개인 간 거래에선 플랫폼이나 판매자에게 구매자의 운전면허 보유나 명의대여 여부 등을 확인하도록 한 명시 규정이 없다. 이전등록도 단순 서류 중심으로 이뤄져 실제 취득자와 등록 명의자가 같은지까지 걸러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런 빈틈은 실제 미성년자의 차량 취득 후 무면허 운전으로까지 이어졌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고등학생이 당근마켓에서 350만원에 현대 에쿠스 차량을 구입한 뒤 20대 지인 명의로 이전등록을 하고서 서류상 하자 없이 이를 넘겨받아 무면허로 도로를 질주하다 가로수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기도 했다.

구매자 검증 공백이 우려되나 중고 플랫폼 내 개인 간 중고차 거래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딜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올리면 수십만원가량을 더 받을 수 있고 구매자 입장에서는 매매업체 수수료가 빠진 만큼 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인데, 윤종군(민·안성)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당근마켓을 통한 중고차 거래 건수는 2022년 84건에서 2023년 4만6천869건, 2024년 8만405건으로 매년 대폭 늘었다.

더욱이 공인 매매업체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1990~2000년대 출시 단종 차량을 찾는 레트로카 수집가들의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개인 간 거래 규모와 선호도는 커지는 추세다. 김시창 수원자동차매매조합 사무국장은 “개인 간 직거래는 구매자가 실제로 운전 자격이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고, 계약이 끝나면 서로 책임을 물을 수도 없어 법·행정적 보호장치가 부족하다”고 짚었다.

현재 개인 간 중고거래 플랫폼들은 이용 시 실명 기반 본인 인증을 요구하고는 있지만, 인증 명의와 실제 차량 취득자가 일치하는지까지 가려낼 장치는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보완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와 관련 당근마켓 측은 “차량 직거래 시 구매자·판매자 모두 실명 기반 본인 인증을 필수로 거치도록 설계돼 있으며 피해 발생 시 수사기관 요청에 즉각 협조하고 있다”며 “이용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플랫폼을 악용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