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단체·공대위, 단원경찰서앞 기자회견
‘성폭력 주장 고소’ 경찰 불송치 결정 규탄
“위계 관계 배제… 외형적 행동만으로 판단”
‘동의 없는 성관계’ 처벌 관련법 개정 촉구도
안산에서 발생한 10대 청소년 노동자의 사망 사건을 둘러싸고 경찰 수사 시스템과 피해자 보호 체계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역 청소년단체와 시민사회는 이번 사건을 “개인의 비극이 아닌 구조적 실패”로 규정하며 진상 규명과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안산시 청소년단체협의회 및 공동대책위원회는 17일 안산단원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12월 안산의 한 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10대 여성 A씨가 업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며 고소했으나 경찰이 이를 불송치한 과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공동대책위는 경찰이 CCTV에 나타난 일부 장면과 가해자의 ‘합의된 관계’라는 주장에 의존해 사건을 판단했고, 피해자가 지인에게 보낸 구조 요청 메시지와 반복된 피해 정황 등 핵심 증거는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동대책위는 “사건 당시 피해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을 넘는 상태였음에도, 경찰이 이를 ‘항거불능 상태’로 인정하지 않았다”며“고용주와 청소년 노동자 간의 위계와 권력 관계를 배제한 채 외형적 행동만으로 판단한 것은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동대책위는 “경찰은 피해자를 단 한 차례 조사한 뒤 사건을 종결했고, 이후 피해자가 남긴 이의신청서와 유서가 확인된 뒤에야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주장하며“이를 피해자의 목소리를 지우는 2차 가해로 규정,수사기관이 피해자 보호보다 절차적 편의에 치우쳤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동대책위는 “일터가 생존의 공간이 아닌 위험의 공간이 됐다. 청소년 노동 환경에 대한 근본적 점검이 필요하다”며 ▲안산단원경찰서의 공식 사과 ▲부실수사 책임자 문책 ▲청소년 성범죄 수사 시 위력 관계를 반영한 지침 도입 ▲외부 전문가 참여 확대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국회에 대해서는 ‘동의 없는 성관계’를 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촉구했다.
공동대책위는 “피해자가 죽음으로 남긴 절규를 외면하지 않겠다”며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을 묻고 제도 개선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안산/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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