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진원 사업 공모서 대상 지역 배제
공연장 전무·서울 쏠림 역차별 주장
짧은 공모 기간에… 현장 준비 부담
‘단기 분산 정책’에 가깝다는 비판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지역 문화 격차 해소를 목표로 추진하는 ‘대중음악 공연 지역 개최 활성화 지원’ 사업이 인천지역 문화계 인사들의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인천·경기도가 서울과 한데 묶여 배제되는 방식의 ‘비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 형태뿐 아니라 비수도권을 단순한 문화 소비지로 취급하는 정부의 인식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콘진원은 지난 16일부터 ‘2026 대중음악 공연 지역 개최 활성화’ 사업 공모를 시작했다. 인천·경기·서울을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에서 열리는 대중음악 공연을 기획할 공연 기획사나 제작사, 기관 등이 그 대상이다. 공연 규모에 따라 ‘초대형’(최대 3억원·1개 내외), ‘대형’(최대 1억4천만원·5개 내외), ‘중형’(최대 9천500만원·14개 내외)으로 나누어 총 20개 공연을 지원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이번 사업 목표를 ▲수도권에 편중된 대중음악 공연 지역 개최 유도 ▲지역 문화 향유 기회 확대 ▲지역(비수도권) 음악 산업 활성화 등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대중문화 공연 업계에서는 과연 인천이 사업 대상 지역에서 배제될 만큼 많은 공연 기회가 있다는 점에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한 대중음악 공연 기획자는 “대중음악 ‘신(scene)’이 없기는 지방이나 인천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대형 기획사에서 배출한 ‘아이돌’을 제외하면 대중음악 영역에서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터전’ 혹은 ‘생태계’는 이미 오래전에 무너진 상태라는 것이다. 인천에는 대중음악 장르 앨범을 만들고 발표할 만한 마땅한 공연장도 전무하다.
또 다른 기획자는 ‘역차별’이라고 했다. 인천이 ‘로컬’이 아니라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에 쏠리는 것이 문제다. 영역을 수도권으로 확장하면 서울 쏠림도, 낙후된 인천·경기의 현실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되는 오류가 생긴다”고 했다.
준비 기간 2주라는 짧은 공모 기간도 비판받을 여지가 있다. 지난 16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단 2주 남짓한 기간 진행된다. 이 짧은 기간 안에 중대형 유료 공연의 출연진 섭외, 장소 대관, 예산안 수립, 최소 10%의 자부담 확보 방안까지 설계를 마쳐야 한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조건이 사실상 ‘공개경쟁’의 형식을 빌린 ‘기존 사업자 선별’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이미 준비된 강한 플레이어만 골라 지원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같은 방식의 사업 설계가 ‘지역 음악산업 활성화’라는 사업 목표 달성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대중음악 생태계를 복원하기 보다는 ‘서울’의 완성된 공연을 지역에 잠시 내려보내는 ‘단기 분산 정책’에 가깝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공연이 ‘(비수도권)지역’에서 열릴 수 있지만, 지역 기획사·인력·유통망 등 반복 가능한 브랜드가 남지 않는다면 활성화라고 부르기 어렵다는 것이다.
손동혁 인문도시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은 “이번 사업을 통해 남는 것이 지역 대중음악 생태계 성장이 아닌, 한 차례의 이벤트라면 이 공고 성과는 과장돼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역이 무엇을 기획하고 축적할 것인가 보다 이미 개최 가능한 공연을 어디에서 열 것인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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