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인천시장 여야 후보들에 현안 전달 예정
항만 배후단지 임대료 타항만보다 2~7배
물동량도 줄어 부두 운영사 ‘갈수록 부담’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에 속도 내줬으면…
인천 항만업계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항 발전을 위한 주요 과제를 여야 인천시장 후보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인천항 임대료 인하를 비롯해 장기간 지연된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주요 후보들이 해법을 제시해야 할 대표 현안으로 꼽힌다. 인천과 제주를 오가는 카페리를 다시 운항하는 것과 영종도 한상드림아일랜드 내 해양·수산 연구 기관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인천 항만업계는 인천항이 남북경협 시대에 거점 항만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도 선거 과정에서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 인천항 경쟁력 발목 잡는 높은 임대료와 중고차 수출단지 공백
인천 항만업계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는 것은 임대료 문제다. 인천항 항만 배후단지와 부두 임대료가 다른 항만보다 비싸 인천항의 물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인천 항만업계에 따르면 인천항 항만 배후단지의 평균 임대료는 다른 항만보다 2~7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에 있는 화주들조차 물류비를 줄이기 위해 인천항 대신 평택항이나 부산항, 여수·광양항에서 화물을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항 부두 운영사들의 부담도 크다. 인천항이 부산항과 함께 1급 항만으로 지정돼 있어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인천항 부두 운영사들은 주로 벌크(컨테이너에 실리지 않는 화물)가 처리되는 내항과 북항에서 영업하고 있는데, 물동량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임대료 부담은 여전해 하역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인천 항만업계 관계자들은 다른 항만에 비해 높은 임대료가 신규 물동량 창출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천항 배후부지 입주기업협의회 창립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물동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임대료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인천항 관련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인천항 임대료 산정 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항에 중고차 수출단지를 조성하는 것도 미룰 수 없는 현안이다. 한때 전국 중고차 수출 물량의 80% 이상을 차지했던 인천항의 비중은 지난해 71.1%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부터 주요 수출국의 환경 규제가 강화된 데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해상 물류 리스크까지 커지면서 중고차 수출 여건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인천 지역 중고차 수출업계는 인천시와 항만 당국에 수출단지 조성을 서둘러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관련 업체들이 밀집한 옛 송도유원지 부지의 임대료가 계속 오르면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주요 수출국의 환경 규제에 대응하려면 차량 매집부터 정비, 보관, 선적, 수출까지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집적형 수출단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이 단순한 부지 확보를 넘어 인천항의 중고차 수출 경쟁력을 되살릴 수 있는 필수 요소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 끊긴 인천~제주 뱃길… 카페리 복원 요구
2년 넘게 멈춘 ‘제주 카페리 항로’ 복원을
끊긴 해상 운송망, 인근 상권 침체 불러와
인천~제주 카페리 항로 복원은 해상교통망 회복은 물론 수도권과 제주를 잇는 물류 기능을 되살린다는 점에서도 중요성이 크다.
과거 세월호가 운항하던 인천~제주 항로는 2014년 참사 이후 7년 8개월 만인 2021년 12월 새 선박인 ‘비욘드 트러스트’호가 투입되면서 복원됐다. 그러나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잦은 선박 고장으로 운항 차질을 빚었고, 결국 2024년 1월 선사가 면허를 반납하면서 운항이 중단됐다. 항로가 끊긴 이후 2년 넘도록 인천~제주 노선에 선박이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
항로가 없다 보니 수도권과 제주를 오가는 상당수 화물이 인천항이 아닌 전남 목포 등 다른 지역 항만에서 처리되고 있다. 인천~제주 노선은 인천에선 건축 자재나 생필품 등을 싣고 제주로 향하고, 제주에선 귤과 같은 신선화물이나 생수(삼다수) 등을 수도권으로 실어 나르는 역할을 했다. 해상 운송망이 끊기면서 육상 운송비 부담이 커졌고, 인천~제주 카페리가 접안하던 옛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과 주변 상권도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 항만업계에선 이번 지방선거에서 인천~제주 카페리 복원 문제를 다시 주요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항만 당국과 인천시가 선사 유치와 운영 지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인천~제주 항로 복원은 장기 표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남북경협 대비·연구기관 유치… 인천항 미래 전략도 과제
남북경협 재개 가능성 대비 인프라 확충
거점 항만 미리 준비, 중장기 숙제로 제시
해양·수산 연구기관 등 기반 보완 요구도
남북경협 재개 가능성에 대비한 인천항 인프라 확충도 중장기 과제로 제시된다. 인천항이 과거 남북경협이 활발하게 이뤄질 당시 거점 항만 역할을 충실히 해온 만큼, 교류 재개에 대비한 선제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인천 항만업계의 주장이다.
남북 간 교류가 활발했던 2000년대 후반에는 인천~남포를 비롯한 남북 정기 항로에서 선박 3척이 운항했다. 무연탄·아연괴와 바닷모래 등을 운송하기 위한 부정기 항로에서는 선박 36척이 운영되기도 했다.
국제 정세 등을 고려하면 당장 남북 교류 재개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교류가 다시 이뤄질 경우 인천항이 거점 항만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인천항의 지리적 이점을 고려하면 남북경협 재개 시 중심 항만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 벌크 화물을 처리하는 인천 내항과 북항 등 기존 시설의 활용 방안과 물류 지원을 위한 행정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인천 항만업계는 보고 있다. 인천 항만업계 관계자는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들도 선언적인 구호만 외치지 말고, 교류 재개에 대비한 지원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영종도 한상드림아일랜드에 해양·수산 연구기관을 유치해 인천의 연구·교육 기반을 보완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인천시는 ‘국제항만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정작 해양·수산 분야 연구와 교육 기반은 취약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해양·수산 연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해양수산진흥원’ 설립을 위한 타당성 용역만 진행되고 있을 뿐, 항만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한 종합 훈련장이 없어 부산이나 목포로 내려가 법정 교육을 받는 실정이다. 해양 분야를 연구하는 해양대학도 없다.
한상드림아일랜드는 전체 333만㎡ 규모의 항만재개발 부지로, 이 중 교육연구시설 용지는 15만6천955㎡이다. 인천 항만업계는 한상드림아일랜드 내 교육연구시설 용지를 활용하면 인천에 부족한 해양·수산 연구기관과 교육·훈련 기능을 적극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 항만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인천항 관련 공약은 단기적인 현안 해결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인천항 미래 발전을 위한 중장기 전략까지 담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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