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에서 선출하는 광역의원 비례대표 비율을 현행 10%에서 14%로 늘리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에 합의했다. 또한 원외 당원협의회(국민의힘)와 지역위원회(민주당) 사무실 설치를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비례대표 비율 확대는 1995년 지방선거 도입 이후 31년 만에 처음 이루어진다. 최근 김경 서울시의원의 공천 헌금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여야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최대 7천500만원의 세비를 받는 광역의원 증원에 합의한 것은 명분이 없는 야합이나 다름없다.
더 큰 문제는 지역구의 원외 당협 지역위원회에도 사무소 설치를 허용하는 정당법 개정안 처리에 합의한 것은 지구당 부활을 위한 정지작업에 들어간 것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지구당은 불법 정치자금의 온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2004년 폐지됐다. 최근 정치권에서 사실상의 지구당 부활인 당원·지역위원회 사무실 허용이 논의되다가 결국 설치를 허용하는 정당법 개정에 이르게 된 것이다.
현행법은 정당이 지역구에 당원협의회를 둘 수 있도록 했지만 사무소 운영은 금지해 왔다. 이에 따라 현역 의원들은 지역구에 국회의원 사무실을, 원외 위원장들은 지역구 기초의원들과 공동 사무실을 사실상 당협·지역위원회 사무소로 편법 운영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러다 보니 현역과 원외 인사 간에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되어 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원외가 현역으로 국회에 입성하면 상황이 바뀌게 되는 것으로서 형평성의 차원에서 볼 문제가 아니다. 현역 의원들이 지역구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이 관철되는 원외 인사들의 지지를 받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던 이유이다.
과거 지구당은 지역구의 유력인사들이 후원금을 매개로 지구당 위원장과 유착해 이권을 챙기고 지구당 위원장은 이들을 선거조직으로 활용하는 정경 유착의 공생관계라는 비판을 받아오다가 폐지됐다. 민생과 정책에는 여야가 극단 대치를 이어가면서 자신들의 이해관계에는 야합을 마다하지 않는 정치권의 행태가 개탄스럽다. 이미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22년만에 지구당이 사실상 부활하는 역사적 전환점”이라는 환영 논평을 냈다. 광역 비례대표 증원도 명분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정치불신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에서 여야의 야합으로 비칠 수 있는 광역 비례대표 증원과 사무실 설치를 재고하기 바란다.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