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자재 공급 지연 시름

비닐·비료가격 올라 농가 눈물

‘제 2코로나 사태’ 위기감 고조

중동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원유 수급 불안으로 건설 자재와 농업용 포장재, 유가가 급등하며 건설·농업·소상공인 등 사회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내 한산한 전통시장거리와 난방기가 부담스러운 화훼단지, 멈춰 선 건설장비, 2천원대를 넘어선 주유소 모습. /임열수·최은성기자 pplys@kyeongin.com
중동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원유 수급 불안으로 건설 자재와 농업용 포장재, 유가가 급등하며 건설·농업·소상공인 등 사회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내 한산한 전통시장거리와 난방기가 부담스러운 화훼단지, 멈춰 선 건설장비, 2천원대를 넘어선 주유소 모습. /임열수·최은성기자 pplys@kyeongin.com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50일을 넘어 장기화하며 사회 전반에 피해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제2의 ‘코로나 19 사태’라고 부를 정도로 경제 현장 일선의 위기감이 크다.

이번 전쟁의 직접 타격은 원유와 연관한 분야에 집중됐다. 세계 원유의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원활하지 않아 원유를 정제해 얻는 나프타로 생산하는 PVC(폴리염화비닐), 단열재 등 필수 건설자재의 수급이 불안정해졌다.

이 때문에 건설 현장에서는 공사비가 오르는 피해를 경험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사업을 하는 A건설사는 최근 사업 시행사 측에 “전쟁 장기화 여파로 나프타 등 주요 원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재 협력사들은 국제유가와 환율 급등, 운송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자재 단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실제 레미콘 혼화제와 철골 강판, 후판 등 주요 자재 공급 지연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때 위기와 마찬가지로 여건이 너무 좋지 않아 비상경영에 들어갈 상황에 처했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 유지된다면 모든 게 멈출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 관계자도 “전쟁으로 원자재 수급이 잘 안 되면 현장은 멈출 수밖에 없다. 자재시장에서 매점매석 행위가 이뤄진다는 얘기가 들리는 등 사태가 장기화해 상황이 갈수록 더 안 좋아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포장재 등으로 비닐을 많이 쓰는 농업 분야도 피해는 매 한 가지다. 비닐 역시 나프타가 원재료여서다. 양희종 안성인삼농협 조합장은 “중동 전쟁으로 포장재 가격이 20% 이상 올랐다”며 “원자재 수급 불안에 따른 제품 생산 차질까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료의 주원료인 요소 가격도 두 배 이상 급등하면서 농번기를 앞둔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비료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t당 410달러 수준이던 요소 가격이 현재 t당 950달러까지 치솟았다. 협회 관계자는 “국내에서 요소가 생산되지 않다 보니 100% 수입해 오는 상황이다. 국제 가격 상승이 생산 단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원유 수급 불안정으로 인한 유가 상승은 산업 뿐 아니라 시민들 생활도 어렵게 하고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9일 경기지역의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2천5.77원이었고 자동차용 경유는 1천998.63원이었다. 전쟁 전인 올해 1월 19일 보통휘발유가 1천690.07원, 자동차용 경유가 1천581.86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19%, 26% 올랐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